'한국도로공사' 여기 호텔 아니야? 몰라보게 바뀐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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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로공사 김학송(앞줄 오른쪽) 사장이 지난해 새로 단장한 경부고속도로 망향휴게소를 관계자들과 함께 둘러보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제공

최근 고속도로를 타다가 휴게소에서 들른 운전자들은 휴게소 화장실이 바뀐 것을 보고 깜짝 놀라거나 감탄사를 연발한다. 아름답게 꾸며진 내부시설과 깨끗한 변기, 세련된 디자인의 세면대 등 화장실이 '호텔급'으로 변한 것이다.

한국도로공사(사장 김학송)는 지난해를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 문화 혁신의 해'로 정하고 휴게소 운영업체와 함께 화장실을 대대적으로 고쳤다. 전국에 모두 182곳에 이른다.

'화장실 문화 혁신' 목표
1년간 182곳 대대적 손질
시설·위생 등 호텔급으로


도로공사 관계자는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휴게소 화장실을 대폭 개선했지만 그 후 15년이란 세월이 지났고 우리 국민들의 눈높이도 상당히 높아져 다시 한번 화장실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도로공사는 민자 고속도로가 아닌 재정 고속도로를 건설하고 관리하는 고속도로 전문 공공기관이다. 도로공사는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국민들의 상당수가 휴게소를 찾고 휴게소에서는 화장실에 반드시 들르기 때문에 깨끗하고 쾌적한 화장실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는 것.

이번에 휴게소 화장실 개선작업에는 테마와 모티브가 도입됐다. 일단 모든 휴게소 화장실의 외부디자인은 청사초롱을 모티브로 했고 장애인 화장실은 '가족사랑 화장실'로 새롭게 이름을 붙였다. 입구 디자인 색상도 남자는 파란색, 여자는 빨간색 게열로 해 시각적으로 남녀구분이 확실히 되도록 했다.

기존 화장실 내부의 장애인용 변기, 거울, 세면대, 조명 설비를 바꿨고 유아용 변기는 추가로 설치됐으며 외부 입구에는 점자블럭 외에도 점자 안내봉 등 장애인 유도시설을 만들어 더욱 수월하게 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노후배관을 교체해 변기막힘 현상을 완전히 해소한 뒤 화장실 내 휴지통도 모두 없앴다. 화장실내 휴지통은 악취나 세균번식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이번에 도로공사가 화장실을 개선하면서 초점을 맞춘 것은 휴게소별로 특색을 담아 내부시설을 꾸민데 있다. 중부내륙고속도로 지선의 현풍휴게소(현풍방향)는 500년 느티나무를 활용해 나무 조형물을 설치하고, 대형 빔 프로젝트로 홍보영상을 상영하고 있다. 원목과 간접조명을 사용해 분위기가 은은하다. 경남 관내의 중부내륙고속도로 칠서휴게소(양평방향)는 아라가야 지역의 상장인 연꽃을 적용해 테마화장실을 조성했고 남해고속도로 진영휴게소(순천방향)는 교통안전을 주제로 세면대 스마트 거울을 도입해 고속도로의 교통흐름과 공사상황 등 다양한 정보를 고객들에게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경부고속도로 망향휴게소(부산방향)는 유명 디자이너와 협업으로 고향길을 테마로 한 화장실을 만들었고 영동고속도로 문막휴게소(강릉방향)는 생텍쥐베리의 어린왕자를 테마로 한 별빛 화장실을, 경부고속도로 칠곡휴게소(부산방향)는 천장에 매달린 조명과 엔틱거울을 활용해 고전적 이미지를 현대적으로 재구성해 디자인했다. 이들 화장실의 시설은 호텔이나 고급 레스토랑에 있는 화장실 수준이다. 182곳 화장실 모두 다른 콘셉트의 디자인을 적용했다.

도로공사는 지난해 상·하반기에 걸쳐 최우수 고속도로 화장실을 뽑았는데 상반기에는 이천(통영방향) 문막(강릉방향) 망향(부산방향) 휴게소 등 3곳이, 하반기에는 칠곡(부산)휴게소 화장실이 최우수 화장실로 선정됐다. 칠곡휴게소에서는 월 1회 이상 피에로 분장을 한 인원이 투입돼 고객들과 사진을 찍고 이 사진을 바로 출력해 증정하는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칠곡휴게소에서는 농산물 직거래 매장인 '로컬푸드 행복장터'도 문을 열었다. 도로공사가 휴게소 땅을 무상으로 제공하면 해당 지자체에서 건물을 짓고 운영하거나 농민단체에 위탁해 운영하는 방식이다. 모두 41개 휴게소에 있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고속도로휴게소 화장실이 우리나라 문화수준을 알리는 콘텐츠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고속도로 휴게소를 이용하는 고객들도 훨씬 쾌적한 환경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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