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남로 변신-시민들 엇갈린 평가] 해운대 구남로 광장 "그늘 없고 특색 없어" 논란
부산 해운대구 옛 해운대역에서 해운대해수욕장 사이의 구남로 광장. 차로를 대폭 줄여 보행자 중심의 광장으로 바뀌었지만 햇볕을 피할 곳이 마땅찮아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부산 해운대해수욕장과 옛 해운대역 사이를 잇는 구남로, 여름철이면 부산 최고의 번화가로 각광받는 그곳이 최근 새롭게 변신했다. 예산 38억 원이 투입돼 차로를 대폭 줄이고 보행자 중심의 '문화 광장'으로 바뀐 것이다. 그러나 시민들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구남로를 단순히 '바다 보러 가는 길'이 아닌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취지였지만 그늘 한 점 없는 밋밋한 잿빛 길을 놓고 '허허벌판 콘크리트 더미'라는 혹평도 잇따른다.
옛 해운대역~해수욕장에
해운대구, 38억 들여 조성
햇볕 피해 쉴 곳 마땅찮고
볼거리 없어 '혹평' 잇따라
광장서 유턴하는 얌체車도
구 "확 뚫린 광장이 콘셉트
'물' 주제 볼거리 설치 예정"
■그늘 없는 광장…낮엔 너무 더워
22일 낮 1시께 폭 30m, 길이 490m의 광장은 32도 땡볕을 그대로 받아 시간이 갈수록 달아올랐다. 이날 부산은 6일째 폭염 특보가 내려졌다. 해운대해수욕장으로 향하는 관광객들은 그늘을 찾아 너른 공간이 아닌 도로 양 끝의 비좁은 인도로 걸어 다녔다. 양산을 들거나 모자와 선글라스를 쓴 관광객 몇 명만이 광장을 드나들었다. 퍼걸러(pergola, 지붕이 있는 옥외 쉼터) 아래 벤치에 걸터앉아 있던 김광일(50) 씨는 "그늘에 앉아서 쉴 마땅한 곳이 없다. 가로수라도 몇 그루 있다면 좋을 텐데…"라고 말했다.
이날 낮 동안 구남로를 거닌 시민과 관광객들의 공통된 반응도 '너무 뜨겁다'는 것이었다. 광장을 표방하는 구남로에는 버스킹 공간으로 설치된 4개의 퍼걸러가 있다. 그러나 한여름 태양을 가리기에는 역부족이다. 시민이 편히 앉아 쉴 수 있는 자리도 전혀 없다.
가로등 외엔 조형물도 전혀 없어 '휑'한 콘크리트 활주로를 보는 것 같다는 인상을 남기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가족들과 부산에 놀러 왔다는 김세환(34) 씨는 "보는 순간 '서울로'가 생각났다. 특별히 볼거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햇볕을 피할 곳도 마땅치 않다. 지금 상태로라면 낮에는 별로 걷고 싶지 않은 거리로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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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남로 문화광장의 보행전용 구역을 무단 횡단하고 있는 택시. 민소영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