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일시론] 부산만의 복지정책 나와야 한다
/이재정 부산복지개발원 연구위원

최근 정부에서는 노인을 위한 여러 정책을 내놓았다. 기초연금 인상, 치매국가책임제, 노인 일자리 임금 인상 등이 대표적이다. 이와 관련해서 일각에서는 선거와 관련하여 노인들의 표를 의식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도 하고, 혹은 청년실업 문제도 심각하고 저출산이나 아동보육 문제 등 복지와 관련해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은데 또 노인에 대한 복지정책부터 개선한다는 불만 어린 시선들도 많다. 물론 현재 청년들이 안고 있는 문제도 시급히 풀어야 할 과제이며, 저출산 문제도 꼭 해결되어야 할 문제이다.
'노인 복지정책 쏟아져' 일부 불만
다른 세대 위한 복지정책 없을 뿐
결코 잘돼 있는 것이 아니다
'신사회' 복지 사각지대 증가
부산 고령화 비율 전국 최고 수준
합의·배려·이해 바탕한 정책 시급
청년을 위한 복지도 저출산 해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고, 무엇보다 저출산은 고령화 속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생산인구의 감소로 인한 노동시장 활력을 줄이며 경제성장을 둔화시킬 수 있다. 저출산은 또한 인구 감소에 따른 사회 구성원들의 노인에 대한 부양 부담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문제이다.
하지만 저출산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어 노인인구 비중이 줄어든다 할지라도 의학 발달에 따른 노인인구의 증가는 앞으로 계속될 전망이다.
노인을 위한 복지정책을 보면 다른 세대에 비해 경로당, 노인복지관 등의 여가시설, 각종 할인제도, 보건의료, 소득 등 다양한 것이 많다. 하지만 관련 제도들을 보면, 우리 사회에 다른 세대를 위한 복지정책이 없는 것이지 결코 노인복지가 잘되어 있다고는 할 수 없다. 지금의 정책들이 노인이 가진 문제를 해결하기엔 부족하다는 것은 OECD 국가 중 노인 빈곤율 1위, 노인 자살률 1위, 75세 이상 고용률 1위인 지표에서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면 노인과 관련된 복지서비스와 대책들이 나오고 있는데 왜 문제는 개선되지는 않고 계속 불명예스러운 수준에 머물러 있는가 하는 의문이 생기는 건 당연한 일이다.
예전에는 실업, 장애, 빈곤, 노령 등을 중요한 사회적 위험이라고 보았고 이에 대처하는 각종 사회보장 제도를 만들고 시행해 왔다. 하지만 현대사회는 저출산, 고령화, 1인가구의 증가, 가족구조의 변화와 양극화, 근로빈곤층의 증가, 가족 구조의 해체 등이 문제가 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가족 내에서 이루어졌던 기본적인 부양과 돌봄 기능이 현저히 약해진 것이다. 이를 '신사회적 위험'이라고 하며 선진국 또한 이 문제 해결에 고심하고 있다.
이렇듯 사회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지만 우리 사회는 아직 예전의 복지 수준과 의식에 머물러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여러 대책은 오랜 기간 문제가 되어 왔던 부분을 조금 채워 주는 수준이며, 복지 사각지대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과연 노인복지 서비스와 정책으로 노인들이 가족의 도움 없이 본인 스스로의 노력으로 지역사회에서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가. 기초연금의 경우 국민연금을 받지 못하는, 노후 대비가 부족한 노인을 중심으로 국가에서 소득을 보장하는 제도이지만 이름과는 달리 기초연금으로는 기본적인 생활이 가능하지 않다.
앞으로 노인인구의 증가와 함께 노인과 관련한 복지 예산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고 이에 대한 사회 구성원들의 불만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부산은 7대 특·광역시 중 인구 고령화 비율이 가장 높을 뿐 아니라 전국 평균보다 고령화 비율이 높은 지역이다. 얼마 전 발표된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에 의하면 부산은 노인인구 비중이 2021년 20%, 2030년에는 30%, 2045년에는 38%를 넘어서게 될 것이라고 한다. 한국의 고령화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고 하는데 부산의 경우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빠른 속도이다. 부산은 중앙 정부의 노인복지정책 이외에도 부산만의 복지서비스를 더 시행해야만 하는 비상한 상황에 이르러 있다. 이러한 상황은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따라서 인구고령화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시민들의 합의와 함께 배려, 이해가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어떤 이들은 우리의 희망은 아동이지만 미래는 노인이라고 한다. 어느 누구도 노화는 피할 수 없고 그것이 모두의 미래이기 때문일 것이다. 누구도 노후에 빈곤하고 돌봄을 받지 못하는 사회에 살고 싶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제라도 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