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검사도 성폭력 피해 폭로 "조희진 단장, 그때 조치 해줬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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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정(44·사법연수원 30기) 서울북부지검 부부장검사가 5일 검찰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을 통해 과거 성폭력 피해를 당했던 사실을 폭로했다. 서지현 검사의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 성추행 폭로에 이은 '미투 운동' 동참이다.

이와 함께 임 검사는 조희진(56·19기) 서울동부지검장의 성추행 사건 진상조사단장 자격에 의문을 제기했다.

한 매체에 따르면 이날 임 검사는 15년 전인 2003년 5월 2일 경주지청 근무 당시 직속상사 부장검사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의 글에 따르면 당시 임 검사는 부서 회식을 했고, 부장검사는 취한 임 검사를 집까지 데려줬다. 부장검사는 물 한 잔만 달라고 했고, 임 검사는 물을 준 뒤 엘레베이터까지 배웅했다. 이때 부장검사가 갑자기 임 검사에게 강제로 키스했고, 당황한 임 검사는 관사로 돌아갔다.

그리고 임 검사가 현관문을 여는 순간 부장검사는 임 검사의 등을 확 떠밀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곤 문 앞에 주저 앉은 임 검사에게 "괜찮아. 들어와"라고 말 한 것. 결국 부장검사는 임 검사가 비명을 지르겠다고 위협하고 실랑이를 벌인 끝에 집 밖으로 나갔다. 하지만 부장검사는 현관문이 잠겼는데도 한동안 초인종을 계속 눌렀다.

이후 임 검사는 사표를 제출했지만 반려당했다. 이에 당시 경주지청장을 찾아가 "주거침입 및 강간미수 고소도 불사하겠다. 사표를 받아달라"고 요구한 뒤에야 부장검사가 사임했다.

2년 뒤에도 임 검사는 성 관련 피해를 입었다. 그는 당시 부장검사가 검사 출신 선배 변호사가 마련한 식사자리에 참석할 것을 요구했다며 "성매매 전담 업무를 맡았던 부장은 2차 술자리 직후 성매매를 갔다"고 말했다. 이에 임 검사는 문제를 제기했지만 부산지검은 감찰 착수를 하지 않았고, 해당 부장은 끝까지 징계를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임 검사는 이 같은 피해 경험을 폭로하며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의 단장인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의 자격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2007년 1박 2일로 진행된 여검사 모임에서 피해 사실을 여검사 커뮤니티의 리더격이었던 조희진 지검장에게 이야기했지만 후속 조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임 검사는 조 단장을 향해 "그때 무언가 조치를 해주셨다면 2010년 서 검사의 불행한 강제추행 피해가 없었거나, 즉시 적절한 조치가 취해졌을 수도 있었을 텐데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 "또 조 단장님의 조사단장 자격에 제가 이의를 제기하는 이유 중 하나"라며 "직장 내 성폭력이 왜 지금껏 덮였는지에 대해 조 단장도 조사 받아야한다"고 주장했다.

김상혁 기자 sunny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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