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진흥공사가 왜 마린시티에?" 해운업계 어이 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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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7월 부산에 설립되는 한국해양진흥공사 입지를 두고 잡음이 무성하다. 지난달 24일 해양수산부가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에 사무실을 임차한다고 발표한 데 대해 지역 해운업계에선 '뜬금없다'는 비판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2일 해수부에 따르면 해양진흥공사 사옥은 오는 7월 아이파크 C-1동 7층 전체에 들어선다. 사무실 전용면적이 2378㎡로, 한국해양보증보험과 한국선박해양에서 고용 승계되는 52명에 신규 채용인원을 합쳐 101명이 근무하게 된다.

업계 "업무 관련성 없는 곳"
부산시도 "위치 아쉽다" 밝혀
중앙동 한진해운 활용안도


선박 금융과 해운 보증 등을 담당하는 기존 두 기관의 주 고객은 선주와 선사들이다. 정부는 향후 운임지수·시황예측·운임공표 등 해운거래 지원과 선사 경영 지원, 필수해운제도, 화물적취율 제고, 선박 수요 공유 등의 업무도 해양진흥공사가 맡도록 할 예정이다. 조선·해운업뿐 아니라 선박 관리업, 화물 주선업 등 관련 산업체와의 긴밀한 소통이 필요한 업무다.

해수부와 부산시는 이런 점 때문에 관련 업계가 밀집한 중앙동과 멀지 않고, 금융기관이 집적된 문현금융단지 내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입주를 추진했지만 소유주인 부산파이낸스센터(PFV)가 계약 직전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을 제시해 무산됐다.

해수부는 지난 2월 해양진흥공사설립위원회가 BIFC를 1순위로, 마린시티 아이파크를 2순위로 선정했기 때문에 절차에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BIFC 입주가 거의 확실했던 상황에서 돌발상황이 터지자 관련 산업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한 고민 없이 안일하게 입지를 정했다는 비판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지역 업계에서는 관련 산업과의 연계성, 민원인들의 접근성 등을 좀 더 신중하게 고려해 입지를 선정했어야 한다는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 계약기간이 3년이라고는 하지만 처음 자리를 바로잡지 못하면 금융과 정책을 융합하겠다는 취지와 반대로 관련 기관과 산업이 제각각 굴러가는 구태가 반복될 우려도 크다.

부산시 관계자는 "해양금융과 기존 금융기관들을 집적화하려고 문현금융단지 입주를 강력하게 희망했지만 결과적으로 해운업·금융업과 무관한 마린시티에 해양진흥공사가 들어가게 된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청산 절차에 들어가며 법원 경매 물건으로 나온 한진해운빌딩을 활용하는 방안이 제시된다. 중앙동 해양산업 밀집지의 랜드마크인 한진빌딩은 25층 건물로 감정가격이 629억 4810만 원이며, 오는 11일이 매각 기일이다.

지역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마린시티 해양진흥공사 입주는 납득하기 어렵다"며 "일반 기업체는 망한 회사 건물을 사는 것을 꺼리지만, 정부가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밝힌 마당에 한진빌딩을 해양진흥공사 사옥으로 탈바꿈시키며 관련 업계를 집적시킨다면 상징적인 조치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진 기자 j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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