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 건강의 적, 고지혈증] 혈관 속 지방, 달리면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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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을 받으면 고지혈증 통보가 오는 경우가 많다. 고지혈증은 지방 성분이 몸속 혈관 벽에 많이 쌓여 염증을 일으키고, 결국 심혈관계질환으로 이어지는 병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최근 5년간(2012~2016년) 자료를 보면 고지혈증 환자는 2012년 122만 명에서 2016년 177만 명으로 44.8%나 증가했다. 60대 인구의 10명 중 1명은 고지혈증에 걸리고, 환자 수는 여성이 남성보다 1.5배나 많았다.

혈액 안 기름 많은 상태
여성이 남성보다 1.5배 많아

동맥경화·뇌경색 등 유발
달리기 등 유산소 운동
주 5회 30분 정도 효과적

■유전, 폐경, 과식, 운동 부족 등이 원인

고지혈증은 쉽게 풀이하면 피(혈액) 안에 기름이 많은 상태를 말한다. 비슷한 용어로 고콜레스테롤혈증, 고중성지방혈증, 이상지질혈증 등이 있다. 여기서 기름은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뜻한다.

콜레스테롤은 3가지 종류가 있다. 흔히 좋은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HDL 콜레스테롤, 나쁜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LDL 콜레스테롤, HDL과 LDL은 물론 중성지방을 포함한 총콜레스테롤이다. 따라서 고콜레스테롤혈증은 콜레스테롤이 높은 상태를, 고중성지방혈증은 중성지방이 높은 상태를 말하며, 고지혈증은 이런 상태를 전부 포함한 용어다.

고지혈증이 생기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유전적으로 고지혈증이 잘 생기는 경우, 폐경으로 인한 호르몬 변화, 과식과 신체 활동량 저하, 음주, 당뇨병이나 갑상선 기능저하증 같은 질병, 그 외 일부 약이 원인이다. 이 중 과식과 신체 활동량 저하가 가장 흔한 이유다.

고지혈증의 원인이 되는 콜레스테롤은 나이가 들수록 증가한다. 남자의 경우 20~50세까지 증가하고, 그 이후부터 약간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여자는 20세부터 증가해 남자보다는 낮은 수치로 폐경 전까지 유지된다. 폐경 후에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더 높다. 임신과 피임약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증가시키기도 한다.

박승국 인제대해운대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고지혈증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혈관 때문이다. 고지혈증이 심하면 혈관을 딱딱하게 만드는 동맥경화를 일으킨다. 이런 동맥경화가 심장혈관에 생기면 협심증과 심근경색이, 뇌혈관에 생기면 뇌경색을, 신장혈관이나 다리의 말초혈관에 생기면 만성 콩팥병과 말초동맥질환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고지혈증을 조절하면 이런 질병들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운동으로 조절 안될 경우 약물 복용

그렇다면 고지혈증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혈액검사를 통해 쉽게 알 수 있다. 고지혈증의 특별한 증상은 없고, 고지혈증이 심하면 혈관을 좁게 만들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뇌경색 같은 합병증이 첫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고지혈증 수치는 어떻게 내릴까. 우선 질병이나 복용하는 약이 원인이라면 이를 먼저 치료해야 한다. 당뇨병이나 갑상선 기능 저하증 같은 질병을 조절하거나 약을 변경하면 된다.

하지만 대부분은 운동과 식이조절을 통해서 노력해보고, 목표만큼 조절이 안 되면 고지혈증 약물을 사용하게 된다. 물론 혈관 위험도가 높거나 이미 혈관에 문제가 생긴 환자들은 처음부터 엄격한 조절을 위해 약을 사용한다.

고지혈증약은 언제든지 끊을 수 있지만, 복용할 때만 효과가 있기 때문에 계속 먹게 되는 경우가 많다. 부작용으로는 근육통이나 간 수치 상승, 길게는 당뇨병 발생 등이 있지만, 보통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약만 먹으면 되는 것은 아니다. 식이조절과 운동 등 생활습관 조절을 열심히 해도 목표에 도달하지 못해 결국 약을 먹고 조절되는 경우, 기존에 하던 운동이나 식이조절을 하지 않는 환자들이 많다. 하지만 좋은 생활습관을 유지함으로써 약의 용량을 줄일 수 있고, 고지혈증뿐만 아니라 몸에 다른 좋은 영향들을 주기 때문에 약을 먹더라도 좋은 생활습관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박승국 해운대백병원 교수가 환자와 상담하는 모습. 해운대백병원 제공
■짠 음식 안 되고 유산소 운동해야

식이조절과 운동은 얼마나, 어떻게 하면 될까.

우선 먹는 것은 채소와 과일, 견과류, 생선 위주로 먹는 것이 좋다. 육류, 떡, 케이크, 국수 등은 고지혈증에 좋지 않다고 거의 먹지 않는 사람들도 있지만, 양을 줄여 적당히 먹는 것에 중점을 두면 괜찮다.

밥은 현미, 보리 등 통곡물 식단을 늘리는 게 좋다. 지방 섭취를 줄이기 위해 요리방법을 변경하는 것도 좋은데 튀기거나 부치는 대신 찌거나 삶는 방법이 낫다. 젓갈류, 장아찌류 등 짠 음식들은 혈액 건강에 좋지 않다. 이런 음식들을 좋아한다면 너무 자주 먹지 말고, 채소 등을 곁들이면 도움이 된다.

이렇게 하고 나서 혈액검사로 고지혈증 변동 여부를 보면서 먹는 것을 조절하면 된다.

운동은 보통 걷기나 뛰기 같은 유산소 운동이 고지혈증 조절에 더 좋다고 알려졌다. 기본적으로 주 3회, 1회 50분 정도나 주 5회, 1회 30분 정도다. 물론 개인의 고지혈증 정도에 따라 또는 운동 능력에 따라 가능하다면 더 많이 운동하는 게 좋다.

최세헌 기자 corni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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