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스님 물러나야 단식 중단"…설조스님의 '국민께 드리는 편지' 재조명
불교포커스 영상 캡처.
대한불교조계종 세수 87세의 설조 스님이 21일째 목숨을 건 단식 투쟁 중이다.
조계종과 조계종적폐청산시민연대에 따르면 설정 스님은 10일 오전 6시 10분쯤 조계사 옆에 마련된 설조 스님의 천막을 방문해 단식을 중단하고 종단의 근본적인 변화를 위해 의견을 나누자고 요청했다.
하지만 설조 스님은 설정 스님이 총무원장에서 물러나야 단식을 중단할 수 있다며 당사자들이 책임지고 물러난 뒤 근본적인 개혁을 함께 논의하자고 답했다.
이에 설조 스님의 단식투쟁을 하게된 이유에 이목이 집중된다. 설조 스님은 앞서 대국민께 올린 영상 편지를 통해 단식 이유에 대해 밝혔다.
불교포커스에서는 설조스님의 단식이 18일차에 접어든 지난 7일 국민께 올린 영상편지를 전문과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은 단식 6일째인 6월 25일 촬영한 것으로 MBC PD수첩ㆍ불교닷컴ㆍ허정스님이 첨부자료를 제공, 불교포커스와 참여불교재가연대가 공동 제작했다고 밝혔다.
이 영상에서 "부끄러움 무릅쓰고 조계사 앞의 길거리에서 단식함을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힌 설조스님은 "재작년 광화문의 촛불에서 ‘이게 나라냐?’라는 백성의 소리를 들었다"며 "대한불교조계종의 현실은 '이게 과연 청정한 수행자들의 종단이냐?' 라고 묻게 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스님들이 상습도박을 해왔고 숨겨둔 아내와 자식이 있으며, 도박과 폭력이 난무하고 성폭행을 해왔다는 사실이 온천하에 드러났다"며 "어찌 pd수첩의 방영으로 드러난 예가 "허물의 전부이다"라고 할 수 있겠냐"고 반문하고 있다.
설조스님은 이어 "대한불교조계종과 명산대찰은 스님과 불자들만의 것이 아니며, 온 민족의 역사적 유산이며 나아가서는 세계인의 것"이라며 "사찰은 파계승들의 소굴이 되어서는 아니되고, 발심수도하고 소욕지족하는 청정한 수행자들의 수행처가 되어야 하고, 힘들고 지친 국민들이 의지하고 쉬어가는 안식처가 되어야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콘텐츠팀 multi@
이하는 영상편지 전문.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그리고 불자 여러분!
미납이 부끄러움 무릅쓰고 조계사 앞의 길거리에서 단식함을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부처님께서는 고행과 쾌락의 양 극단을 가지 말라고 당부하셨지만, 속세를 떠난 수행자로 평생을 살아온 미납이 이렇게 길거리에 나앉아 누추한 노구를 이끌고 단식으로 불자들과 국민들께 호소드리게 된 것은, 대한민국의 역사이며 문화의 산실인 한국불교의 대표종단 대한불교조계종이 뿌리부터 썩어들어 통째로 무너지는 것을 가만히 지켜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재작년 광화문의 촛불에서 ‘이게 나라냐?’라는 백성의 소리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 자신이 몸담고 있는 대한불교조계종의 현실은 '이게 과연 청정한 수행자들의 종단이냐?' 라고 묻게 합니다.
스님들이 상습도박을 해왔고 숨겨둔 아내와 자식이 있으며, 도박과 폭력이 난무하고 성폭행을 해왔다는 사실이 온천하에 드러났습니다. 어찌 pd수첩의 방영으로 드러난 예가 “허물의 전부이다”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1700여년을 이어온 작금의 한국불교는 그야말로 풍전등화와 같습니다.
승려로서 살아온 스스로의 삶을 돌아볼수록 부끄럽습니다.
대한불교조계종과 명산대찰은 스님과 불자들만의 것이 아닙니다.
온 민족의 역사적 유산이며 나아가서는 세계인의 것입니다.
그러므로 대한민국의 사찰은 파계승들의 소굴이 되어서는 아니되고, 발심수도하고 소욕지족하는 청정한 수행자들의 수행처가 되어야 합니다.
힘들고 지친 국민들이 의지하고 쉬어가는 안식처가 되어야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제는 여러분들께서 승려를 가장한 도적의 무리들로부터 대한민국의 역사와 문화를 지켜주시기를 소망하여봅니다. 혹여 미납이 살아서 이 소망이 이루어진다면 더 할 나위 없이 보람된 일이겠으나 그렇지 않다면 미납의 명이 다한 이후에라도 반드시 성취되기를 발원하는 마음으로 거듭 거듭 호소합니다.
미납의 낡은 이 몸뚱아리를 버림으로서 종단이 바로서고
국민들께서 신뢰하는 불교가 될 수만 있다면 저는 여한이 없습니다.
간절한 마음으로 대한민국의 번영과 국민들의 안녕을 부처님께 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