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사면초가 편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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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국토 최남단 마라도에서 최서단 백령도, 최동단 울릉도에 이르기까지 전국 228개 시군구에 편의점이 진출하지 않은 곳은 없다고 한다. 금강산 관광 중단과 개성공단 조업 중단으로 문을 닫았지만 북한에서도 금강산과 개성공단점이 한때 영업을 했었다. 편의점의 사회학적 탐구 <편의점 사회학>(2014, 민음사)을 펴낸 사회학자 전상진 교수는 "대한민국은 편의점 최초 발상지 미국은 물론 편의점의 최대 발흥지인 일본과 대만을 제치고 인구 대비 편의점 수가 가장 많은 나라"라면서 "우리의 일상 한복판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편의점을 현대 한국 사회의 축도이자 도시 생활의 단면"으로 간주했다. 이 모든 것은 불과 30여 년 만에 이루어진 일이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등장한 편의점은 1982년 11월 롯데쇼핑에서 서울 중구 신당동 약수시장 입구에 개점한 '롯데세븐' 1호점이다. 그러나 롯데세븐은 3호점을 끝으로 1984년 모두 철수했다. 그래서 1989년 5월 당시 미국계 세븐일레븐이 서울 송파구에 1호점 올림픽선수촌점을 연 것을 실질적인 편의점 시대의 개막이라고 본다. 그로부터 18년 만인 2007년 1만 개를 돌파한 편의점은 올 3월 CU·GS25·세븐일레븐 등을 포함해 '빅5'만 4만 개가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인구 1300명당 1개꼴로, '편의점 대국' 일본(인구 2200명당 1개)보다도 조밀하다. 3만 개에서 4만 개로 늘어나는 데는 불과 2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가히 폭발적이라 할 만하다.

그런데 이 편의점이 최근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8350원으로 의결한 이후 이슈의 최전선에 떠올랐다. 문제는 '많아도 너무 많은' 편의점 수 탓에 점포당 매출액이 형편없다는 데 있지만 엉뚱하게도 편의점주와 아르바이트생 간 '을(乙)과 을의 싸움'으로 비화하고 있다. 24시간 영업을 하는 편의점 특성상 인건비 비중은 무시할 수 없지만 최저임금을 낮추거나 동결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결코 아닌 데도 말이다. 높은 카드 수수료와 치솟는 임대료, 가맹본부의 마구잡이식 근접 출점 등 사회·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 일본의 편의점처럼 '최저수익보장제' 같은 본사와 점주 간 상생 방안도 전향적으로 검토할 수 있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사회적 약자 간 싸움이 되지 않도록 '갑'이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김은영 논설위원 key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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