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근대 건축, 잊힌 근대 건축] 조선 상업은행 부산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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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버린 부산의 근대 건축물 중 가장 최근까지 남아있던 조선 상업은행 부산지점.

부산역에서 영주 터널(현재 부산터널)로 돌아가는 모퉁이에 자리해 있던 이 건물은 조흥은행이라는 간판을 달고 1987년까지 우리 곁에 남아있었다.

그런 까닭에 많은 부산 시민들이 이 건물을 기억하고 있어서 더욱 지켜내지 못함에 안타깝다. 건축 초년병 시절에 봐도 제법 근사해 보여서 가끔 지나갈 때면 한 번 더 쳐다보곤 했는데 어느 순간 헐려버리고 말았고 그 터에 널브러져 있던 선홍색 벽돌들이 여전히 기억 속에 선명하다.

지금은 신한은행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조그마한 건물이 들어서 있으나 부두로 넘어가는 고가도로에 눌려 그조차 유심히 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친다.

'좌천동 오버브릿지'라고 부르는 고가도로도 곧 헐린다니까 언젠가는 그림 속 건물에 버금가는 모습을 되찾기를 바란다.

글·그림=최윤식 문화골목 대표·건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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