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썰물] 화성 탐사선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 탐사선 '인사이트(InSight)'호가 한국시간 27일 오전 4시 54분 화성 착륙에 성공했다. 인사이트호는 화성 착륙에 성공한 8번째 탐사선이다. 인류의 화성 탐사 역사는 5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초의 화성 탐사선은 1964년 발사된 '마리너 4호'로, 발사 후 8개월 만인 이듬해 7월 화성을 근접 촬영했다. 화성에 처음 착륙한 탐사선은 1976년 7월 20일 '바이킹 1호'다. 착륙 직후 전송한 자신의 발이 포함된 첫 화성의 지표면 사진이 잘 알려져 있다.
화성 탐사선에는 한 자리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고정식과 바퀴가 달려 움직일 수 있는 이동식 '화성탐사로버(MER)' 두 가지 유형이 있다. 1997년 7월 4일 착륙한 세 번째 탐사선 '마스 패스파인더'호에 실린 소형 차량형 탐사로봇 '소저너'가 최초의 이동식이다. 2004년 1월 3주 간격을 두고 착륙한 '스피릿'호와 '오퍼튜니티'호는 같은 모양의 쌍둥이 로버고, 2008년 5월 착륙한 7번째 탐사선 '큐리오시티'호는 이동식 가운데 가장 크다. 첫 번째와 두 번째 탐사선 바이킹 1, 2호와 6번째 '피닉스'호, 그리고 이번에 착륙한 인사이트호는 고정식이다. 이 가운데 오퍼튜니티호와 큐리오시티호는 당초 계획된 기간을 훨씬 넘겨 지금도 화성에서 탐사 활동을 하고 있다.
화성 탐사선이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다. 1971년 소련의 탐사선 '마스 3호'가 최초의 화성 착륙 탐사선이 될 뻔했지만 착륙 직후 교신이 끊어져 실패로 기록됐다. NASA가 1999년 9월과 11월 발사한 화성기후탐사선과 화성극지착륙선은 잇달아 실패했는데, 특히 기후탐사선은 설계자와 제작자가 서로 다른 도량형을 사용하는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행성인 화성은 인간이 이주할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꼽힌다. NASA는 오는 2035년께 우주비행사를 화성으로 보낸다는 화성 유인 탐사 계획을 추진중이며, 전기차 회사 테슬라의 설립자이자 민간 우주개발 기업 스페이스X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는 2024년까지 인간을 화성에 보내겠다는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2015년 개봉돼 화제를 모은 영화 '마션'의 배경은 2040년 전후다. 영화가 현실이 될 날이 멀지 않았다.
유명준 논설위원 joo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