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기고] ‘프레디 머큐리’의 가능성과 이 시대 난민

송지연 기자 sj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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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경 부산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 센터장

세계적인 록밴드 ‘퀸’을 다룬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한국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퀸’의 리더 싱어인 프레디 머큐리의 본명은 파룩 버사라다. 그는 영국의 식민지였던 동아프리카 잔지바르에서 태어나 열여덟 살에 부모를 따라 영국으로 이주했다. 그는 공항에서 수하물을 운반하는 이주노동자로 일하면서, ‘파키’라고 불리며 멸시당했고, 성소수자로서 영국의 주류 사회로부터 공격받기도 했지만, 결국 영국을 대표하는 록밴드의 리드싱어가 되어 전 세계 팬들에게 사랑받았다. 이 시대의 한국인들조차 그에게 열광하는 것은 한편으로 아이러니다. 프레디 머큐리는 지금 한국사회에서 가장 뚜렷한 혐오의 대상이 되고 있는 이주민과 성소수자라는 정체성을 모두 지닌 사람이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사회는 이주민 인구가 증가하면서 이들에 대한 차별과 혐오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주민 특히 난민을 배척하는 세태를 바라보며, (최근 일제강점기를 다룬 영화나 드라마를 자주 보다 보니)항일운동을 위해 상해나 만주로 간 수많은 독립 운동가들과 일제의 핍박을 피해 떠난 사람들이 겪었을 고초를 상상하게 된다. 그들도 이주민으로서 난민으로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한국인들이 다양한 욕구와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듯이 이주민들도 그러하다. 한국인들은 일하지 않으려는 3D 업종에서 땀 흘리며 일하는 수많은 아시아의 젊은이들을 한국사회는 ‘외국인 근로자’로만 보지만, 그들은 다양한 가능성을 가진 존재들이다. 이들은 한국에서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본국으로 돌아가서도 한국에서 배운 기술과 한국어로 한국과 본국 사회를 잇는 튼튼한 연결고리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다문화가족 2세 중에 방탄소년단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뮤지션이 나올 수도 있고, 축구를 좋아하는 난민 청소년이 국가대표선수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인권은 ‘어쩌다’ 한국인에게만이 아니라 인류공동체 구성원 모두에게 보편적으로 적용되어야 한다. 다른 나라, 다른 시대에 이민자로서, 성소수자로서 어려움을 딛고 일어선 프레디 머큐리에게 보내는 따뜻한 시선처럼, 지금 여기에 와 있는 우리 주변의 이주민들에게도 한국사회가 마음을 열어 주길 바란다. 그럴 때 한국사회는 다양성을 존중하고 소수자를 따뜻하게 보살피는 살 만한 세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송지연 기자 sj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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