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대졸자 어디에 취업했나] 취업 불패 ‘전자전기·화공·기계’마저 일제히 추락, ‘지방대·여성·인문계’는 수난 시대
조선, 자동차 등 지역 주력 업종들이 불황 여파로 취업 전선에서 불패를 자랑하던 공대까지 한파가 불어닥치면서 부산 4년제 대학 졸업자들의 취업률이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의 최근 7년간(2011~2017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1년 66.3%로 전국 평균(65.5%)을 웃돌던 부산 대졸 취업률이 최근 조사에서 60.9%로 추락한 것이다.
기계·금속 1년 만에 10%P 하락
부산대 인문계 女 부산지역 최저
전문대, 교육·의약계열 선두 다퉈
미용 등 응용예술 5.2%P 상승
특히, 공대는 의약계열과 함께 7년째 부산 계열별 취업률 1, 2위를 놓친 적이 없지만 하락세는 가장 가파르다. 2011년 76.5%에서 2015년 70.8%를 끝으로 70%대가 무너진 뒤 2017년 63.0%까지 내려앉았다. 중계열별로는 교통·운송(74.0%)이 가장 높지만 2012년(88.0%)에 비해 14.0%P나 빠진 것이다. 조선·해양을 비롯한 지역 강세 전공이 경기의 영향을 받은 탓으로 해석된다. 취업 걱정 없다던 ‘전화기’(전자전기, 화공, 기계) 트리오마저 일제히 하락했다. 기계·금속 전공은 1년 만에 10%P가 떨어졌다.
인문계 취업난은 지방에서 특히 심화되고 있다. 2017년 부산 대졸자 인문계열 취업률은 53.3%로 2011년 58.8%에서 매년 꾸준히 떨어지다가 1년 만에 2.6%P 더 급감했다. 전국 인문계열 평균(55.4%)보다 2.1%P 낮고, 수도권(59%)과는 5.7%P나 격차가 벌어졌다. 여성으로 좁히면 수치는 50.6%까지 내려간다. ‘문송’(문과여서 죄송합니다), ‘인구론’(인문계 졸업생 90%가 논다)에 이어 ‘지여인’(지방대·여성·인문계)이라는 신조어가 나온 근거다. 부산대도 이 추세를 비켜갈 수 없었다. 부산대 인문계열 여성의 2017년 취업률은 2년 만에 12.0%P나 급감해 부산에서 가장 낮은 35.8%로 내려앉았다.
전반적인 하락세 속에도 강세를 보이는 전공은 있었다. 34개 중계열 가운데 전년 대비 취업률이 가장 많이 상승한 계열은 특수교육학으로, 전년보다 8.8%P가 올라 81.7% 취업률을 기록했다. 동명대 언어치료학과(94.9%), 부산가톨릭대 언어청각치료학과(88.1%)가 여기 속한다. 연극·영화 계열 취업률은 71.5%로 부산이 전국에서도 단연 높다. 전년보다도 5.5%P가 더 올랐다.
부산 전문대 취업률은 67.5%로 전국 평균(69.8%)보다 낮지만 하락폭은 0.5%P에 그쳤다. 계열별로는 전통의 강자인 유아교육과 간호, 치료·보건이 포함된 교육계열(84.7%)과 의약계열(82.4%)이 뒤를 이었다. 대학과 달리 관광외국어 전공을 둔 인문계열(63.7%)은 전년보다 11%P 올랐다. 전년 대비 상승폭을 보면 5.2%P 상승한 응용예술(64.6%)이 눈에 띈다. 미용계열 학과들이 속한다. 공대 화공(6.3%P), 소재·재료(5.4%P), 정밀·에너지(3.9% 포인트) 계열도 전년보다 상승했다.
지역 대학의 취업 정책은 학과 특성화와 취업의 질 제고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외대는 인문계열 비중이 전체 졸업자의 절반 이상이지만 어학과 지역학을 결합해 전국 대학 해외취업 1위를 수성하고 있다. 동명대는 의약계열 중심의 인제대, 부산가톨릭대 다음으로 부산 사립대 중 가장 높은 취업률(67.9%)의 배경으로 정부의 대학 특성화사업 지원과 진로 지도 멘토링 프로그램을 꼽았다. 동명대 최욱 취업지원센터장은 “진로와 전공 적합도를 높여 유지취업률을 개선하는 게 앞으로 지방대의 과제”라고 말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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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