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작은 박물관-① 해양자연사박물관] 부산에 숨겨진 '용궁'이 있다고?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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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작은 박물관' 시리즈는 부산 곳곳에 존재하는 작지만 의미 있는 박물관을 찾아가 공간을 소개합니다. 부산 시민에게는 물론, 부산을 찾는 외지인에게도 부산의 관광 명소를 소개함으로 지역의 정보를 제공합니다. 시리즈는 총 5편으로 구성됩니다.


대한민국 최초·최대 규모 해양자연사 분야 전문박물관

동래구 온천1동에는 숨어 있는 '바다의 보고'가 있다. 1994년 개관해 국내 최초·최대 규모의 해양자연사 분야 전문박물관으로 자리매김한 '부산 해양자연사박물관'이다. 다양한 해양생물과 소중한 자연사 자료 2만5천여 점을 전시하고 있어 볼거리가 풍부하다. 특히 대형종, 한국특산종 등 세계 100여개 국가에서 수집한 소장품의 상당수는 전시가치와 희귀성 면에서 국제적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입장료 역시 무료라 가정의 달인 5월, 가족과 함께 부담없이 방문할 수 있는 공간이다.


지난 4월 말, 직접 부산 해양자연사박물관을 찾았다. 관람 코스는 본관 건물인 제1관(신관)을 따라 차례대로 4층까지 올라간 뒤, 연결통로로 제2관(구관)을 거쳐 다시 1층까지 내려오는 순서다. 2003년 신축된 제1관에는 영상과학실, 특별전시실, 종합전시관, 열대생물탐구관 등이 있으며, 그보다 앞서 1994년부터 운영을 시작한 제2관에는 한국수계자원관, 어류관, 해양영상관, 시각장애인관 등이 자리한다. 지난 해에는 33만여명이 박물관을 방문했는데, 평일에는 단체 관람, 주말은 가족 단위의 방문객이 많이 찾는다.


놓칠 수 없는 매력, 다양한 해양생물과 이야기도 있는 공간

관람이 시작되는 제1관 2층에는 아기자기한 어항과 만져볼 수 있는 닥터피쉬 체험공간이 있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마침 기자가 방문한 이날 특별전시실은 4월 30일부터 열리는 '골격미색' 전 준비가 한창이었다. 이준혁 학예사는 "박물관에서 매년 4회 정도 기획전시를 진행한다"며 "서울과 수도권에 비해 자주 접하기 어려운 자연사 콘텐츠를 부산·경남권에서 제공하는 거점 역할을 하기 위해 앞으로도 '자연사'를 테마로 한 기획전시를 더욱 늘려갈 것"이라고 특별전시실 기획 방향을 소개했다.


제1관 3층 종합전시관은 다른 박물관에서 볼 수 없는 여기만의 뚜렷한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 주는 곳이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산호류·파충류·감각류는 물론 펭귄·대왕가오리·고래상어 등 10개 분류의 970여점이 넘는 박제를 실물로 상설 전시한다. 이준혁 학예사는 "자연사 분야에서 해양을 주제로 특히 해양생물의 다양성을 강조했다"며 "최근 대학교에서 연구를 마친 표본을 기증 받았는데 별도의 보존처리를 거쳐, 새로운 기획·상설 전시를 통해 관람객에 소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제1관 4층 열대생물탐구관은 정글 분위기로 꾸며져 크로커다일 악어, 거북, 아나콘다 등을 살아있는 상태로 만날 수 있다. 파충류를 좋아하는 아이들의 관심이 높은데, 사육사 2명이 근무하며 동물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세심하게 돌보고 있다고 한다. 이어 4층에서 연결통로를 지나 제2관에 들어서면, 오랜 세월의 흔적이 담긴 화석과 평소 보기 힘든 희귀 관상어종도 만날 수 있다. 특히 제2관 3층 한국수계자원관은 바닷 속 생태환경을 '디오라마' 형태로 구성해 직접 전래동화 속 용궁을 걷는 느낌마저 든다.


'살아있는 박물관'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체험교육까지

제2관 2층 어린이해양체험관은 '별주부와 함께하는 용궁탐험'이라는 체험 프로그램을 위한 공간이다. 전래동화 '별주부전'을 소재로 스토리텔링 기법을 더해 각각의 테마로 된 네 마을을 지나는 구성이다. 해양생물에 대한 궁금증을 풀고, 바다 속 쓰레기 치우기, 용왕에게 편지쓰기 같은 체험이 아이들의 흥미를 이끌어낸다. 주중에는 사전예약으로 유치원·어린이집 관람객 단체 접수를 받고, 주말에는 당일 현장접수를 선착순으로 받으니 아이와 함께 가는 부모라면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한편 '부산해양자연사박물관'만의 체험교육 프로그램은 매월 선착순으로 하는 인터넷 신청도 빠르게 마감될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해양생물을 관찰·해부하는 '즐토 관찰교실'과 생활 속 과학원리를 배우는 '생활과학교실'은 강사들의 정기적인 워크샵과 아이디어 회의로 수업을 점점 개선한다는 전언이다. 여기에 매월 다른 종류의 해양생물을 주제로 집중 강의를 듣는 '일요 해양자연사 교실'도 한 해 열리는 12회 수업에 모두 출석하면 수료증과 기념품까지 같이 받을 수 있어 출석률이 매우 높다.


매월 마지막 금요일에는 '문화가 있는 날'을 개최해 영화상영과 함께 작은 불빛으로 어두운 박물관을 돌아보는 야간 투어를 진행하며, 주중에는 '찾아가는 자연사 박물관'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들과 소통하고 있다. 이준혁 학예사는 "청소년 층에는 교육청과 함께 사육사·수산연구사·학예사 등 박물관의 다양한 직업군을 소개하는 진로탐색의 기회도 홍보하고 있다"며 "백과사전 형식의 나열된 재미없는 공간이 아니라 '살아있는 박물관'의 모습을 고민하고 있다"고 부산해양자연사박물관에 대한 관심을 부탁했다.


오는 방법 및 주변 정보



가까운 버스정류장인 '금강원입구'에서 약 500m를 걷거나, 지하철 1호선 온천장역, 명륜역에서 택시를 타면 10분 내외로 도착할 수 있다. 박물관에는 별도의 방문자용 주차장이 없어 운전을 해서 찾아올 때는 금강공원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먼저 하고 이동하면 좋다. 한편, 부산해양자연사박물관 주변에는 금정산케이블카, 금강식물원, 119안전체험센터가 가까운 거리에 있어 아이가 있는 가정이라면 같은 날 묶어 다녀오기에도 좋다. 또 한 동래온천 역시 멀지 않아 해운대, 남포동, 광안리와는 또 다른 부산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 이 기사는 부산시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글=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

카드뉴스=국혜란 부산닷컴 기자 ggook@busan.com

영상=김강현 PD gangd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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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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