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3색 性이야기] 중년의 섹스가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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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호프 스프링스’(사진)는 결혼 31년차 부부의 섹스리스 문제를 다루고 있다.

늘 각방을 쓰고 스킨십도 없으며 기념일에도 케이블TV를 다는 것 외에 특별한 이벤트가 없는 부부다. 그러다 어느 날 부부상담 치료를 받게 되면서 관계에 변화를 겪게 된다는 내용이다. 메릴 스트립과 토미 리 존스가 현실감 넘치는 대사와 자연스러운 연기로 중년 부부의 현실을 사실감 있게 묘사해 많은 부부들의 공감을 얻은 작품이다.

중년의 나이가 되면 남녀 모두에게 갱년기가 온다. 특히 여성의 경우 갱년기라고 하면 여성 호르몬의 저하로 인해 생리가 중단되고, 생식기가 작아지게 된다. 자궁 부정출혈도 생기고, 자궁 크기 자체도 작아지게 된다. 여성의 질의 경우 질점막도 얇아지고, 주름도 사라지며, 크기도 작아 진다. 분비물도 나오지 않아 성관계 때 쉽게 상처가 나고 질염에도 더 자주 걸리게 된다. 정신적으로 우울증이 오며 성에 대한 관심도 감소하게 된다.

남성의 경우 갱년기가 여성에 비해 뚜렷하지 않다. 하지만 남성 호르몬 분비가 서서히 감소하며, 정자 생산 능력이 떨어진다. 여성처럼 신체 변화가 심하지는 않지만 턱 수염과 체모가 감소한다. 또 체중도 증가하고 근육량도 줄어들며, 발기 능력도 감소하게 된다. 정서적으로도 우울증, 집중력 저하가 동반된다.

중년에는 이러한 변화를 겪기 때문에 성관계에 대한 필요성을 거의 느끼지 않고 사는 부부들이 많다. 하지만 성관계는 부부가 함께 할 수 있는 유익한 운동이며, 과학적으로도 건강에 좋은 점들이 밝혀져 적극적으로 권장된다. 성관계와 건강의 유익함에 대한 연구 논문들에 따르면 심혈관계 질환 위험을 줄여주며,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의 분비도 낮춰 스트레스도 비교적 덜 받는 것으로 나왔다. 남성의 만성전립선염으로 인한 통증이나 여성의 골반통에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수명에 관해 살펴본 몇몇 연구에서도 남성은 성관계 횟수가 잦을수록, 여성은 성관계를 즐길수록 더 장수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정신적으로 남녀 모두에서 정서적인 안정과 만족감을 보이며, 우울증도 낮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 되었다.

중년의 성관계가 아무리 좋다고는 하나 오랫동안 하지 않았던 부부의 성관계가 다시 이루어지기란 쉽지 않다. 늘상 불 끄면 등 돌리고 잠들기 바쁘고 심지어 각방을 쓰는 부부가 많은 현실에 중년 성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달라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젊은 시절에는 본능적으로 서로를 끌어 당겼던 부부가 중년이 넘어서는 포옹하고 몸을 터치하는 것조차 어색함을 느끼고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뭐든 처음이 어렵다. 하지만 하다보면 자연스러워진다. 영화에서처럼 양팔로 서로를 껴안고 잠들기, 서로의 몸을 은밀하게 터치해보기부터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전지연

하이닥터스의원 비뇨의학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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