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부일영화상] 여우주연상 ‘생일’ 전도연 “아이 잃은 엄마·여자의 마음, 절절히 공감”
“한국영화 100주년에 뜻깊은 상을 받아 영광입니다. 영화 ‘생일’은 참여한 모든 이들이 끌어주고 밀어주고 같이 웃고 울고 다독이면서 만들어낸 작품입니다. 생일의 이웃이 되어주고 힘내라고 격려해 준 부일영화상 주최 측에 감사드립니다.”
‘생일’로 부일영화상 여우주연상을 받은 전도연. ‘생일’은 세월호 참사로 세상을 먼저 떠난 아들 수호를 그리워하는 부모 이야기. 전도연은 출연을 제안받았을 때 고사했다. 세월호 이야기라는 부담이 컸기 때문. “‘지금 세월호 이야기를 하는 게 맞나?’ 생각하며 대본을 읽었는데 펑펑 울었어요. 영화 ‘밀양’ 속 신애 생각도 났어요. 다신 아이 잃은 엄마 역은 안 하겠다 결심했는데…. 내가 하지 않더라도 이 영화가 잘 만들어져 극장에서 꼭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제가 계속 ‘생일’ 얘기를 사람들에게 하고 있더라고요. 지인 중 ‘도연이가 연기하는 걸 보고 싶다. 네가 잘할 수 있는 것이고 그걸 하면서 새로운 걸 했으면 한다’고 말해 준 분이 있었죠. 누군가의 ‘해봐’라는 말이 필요했나 봐요.”
촬영 때 중점을 둔 부분을 물었다. “아이가 있으니까 아이를 잃었을 때 엄마의 마음, 여자의 마음이 어떤지 알겠더라고요. 제가 느끼는 슬픔이 전도연의 감정인지, 순남의 감정인지 좀 헷갈렸어요. 순남의 감정보다 제 감정이 더 앞서 나갈 수 있을 것 같아서 많이 검열하면서 연기했어요. 아들 방에 가서 옷을 부여잡고 우는 신은 힘듦을 넘어 무서웠어요.”
전도연은 “‘생일’을 통해 위로와 큰 격려를 받았다. 살면서 힘든 순간이 온다면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neato@
김상훈 기자 neat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