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부산 명물’ 영도대교 도개, 국제기준 7배 진동 ‘충격’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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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관광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부산 영도대교가 들리고 있다. 최근 안전점검에서 영도대교 도개 때 기준치 7배에 달하는 진동 수치가 확인돼 안전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영도대교 도개는 매일 오후 2시에 진행된다. 이재찬 기자 chan@ 7일 오후 관광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부산 영도대교가 들리고 있다. 최근 안전점검에서 영도대교 도개 때 기준치 7배에 달하는 진동 수치가 확인돼 안전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영도대교 도개는 매일 오후 2시에 진행된다. 이재찬 기자 chan@

부산 원도심의 랜드마크인 영도대교를 들어올릴 때 기준치의 7배를 웃도는 심각한 진동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가 두 달에 한 번씩 진행하는 안전점검에서 기준치 이상의 진동이 발생한 것은 2013년 영도대교가 복원된 이후 처음이다. 시는 도개 중단 없이 내년께 원인 진단 용역 후 하자 보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시민들의 안전과 직결된 사항인 만큼 즉각 정밀점검에 들어가야 한다고 지적한다.

도개 회전축 ‘베어링’ 진동 수치

국제안전기준의 7배 초과

건설사, 설계 시 ‘주 1회 도개’ 권고

부산시, 관광상품 활용 ‘日 1회’ 결정

부산시 “내년 용역”, 전문가 “도개 중단”

부산시는 8월 진행한 영도대교 도개 때 정밀진동분석에서 국제안전기준의 7배를 초과하는 진동 수치가 나왔다고 7일 밝혔다. 부산시가 8월 14일과 16일 도개 시 회전축에 해당하는 부품 ‘베어링’의 진동을 점검한 결과, 상판 상승 시 10.04mm/sec, 하강 시 10.57mm/sec의 진동 수치가 확인됐다. 이는 국제 베어링 진동기준(ISO)의 기준치인 1.4mm/sec(A등급)의 7배를 상회하는 수치로, 가장 위험한 D등급(4.5mm/sec 이상)에 해당한다. 한국해양대 조종래(기계공학부) 교수는 “D등급은 기계에 심각한 손상을 주는 정도다”고 말했다.

시는 매일 1회 이뤄지는 잦은 도개로 베어링의 수명이 줄어 심한 진동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13년 영도대교 복원·보수를 맡은 ㈜롯데건설은 설계 당시 주 1회 도개하는 것을 시에 권고했다. 하지만 시는 관광상품으로 ‘도개’를 활용하기 위해 매일 1회 다리를 들어올리는 것으로 결정한 바 있다. 영도대교 좌우측에 하나씩 설치된 베어링은 회전을 통해 상부 하중을 도개교 회전축으로 전달해 다리를 들어올리는 역할을 하는 핵심부품으로 2013년 영도대교 복원 당시 설치된 후 한 번도 교체된 적이 없다.

부산시는 영도대교 도개 때 심한 진동이 발생하자 정확한 용역을 실시해 그 결과에 따라 후속조치를 취한다는 입장이다. 시는 용역진행을 위해 재난관리기금으로 1억 5000만 원을 편성해 활용할 계획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아직 도개를 중단할 만큼 위험한 상황은 아니라는 전문가 자문 결과를 받았다”며 “용역비를 확보하는 대로 정확한 진동원인을 파악해 보수에 들어갈 계획이며 도개 횟수를 변경하는 방안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다리와 같은 시설물은 눈에 보이지 않는 취약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도개를 우선 중단한 뒤 즉각 정밀진단에 들어가야 한다고 지적한다. 동서대 공병승(토목환경공학과) 교수는 “과도한 진동은 큰 위험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도개 중단 후 바로 정밀 점검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1966년 이후 도개를 중단했던 영도대교는 47년 만인 2013년에 복원돼 도개를 재개한 이후 원도심 부활의 상징이자 부산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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