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공룡’ 롯데-신세계, 엘시티서 또 ‘한판’ 뜬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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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의 복합쇼핑몰 스타필드시티가 해운대 엘시티에 입점을 준비하면서 동부산이 ‘유통업계 맞수’ 롯데와 신세계의 격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엘시티 포디움 상업시설 전경. 김경현 기자 view@ 신세계그룹의 복합쇼핑몰 스타필드시티가 해운대 엘시티에 입점을 준비하면서 동부산이 ‘유통업계 맞수’ 롯데와 신세계의 격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엘시티 포디움 상업시설 전경. 김경현 기자 view@

신세계그룹의 도심형 복합쇼핑몰 스타필드시티가 해운대 엘시티에 입점을 준비하면서 동부산이 ‘유통 공룡’ 롯데와 신세계의 격전지로 떠오를 전망이다. 두 기업은 이미 동부산에서 백화점과 호텔, 쇼핑몰 분야에 진출해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이번 신세계의 엘시티 입점을 계기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 엘시티 3~19층에

시그니엘 호텔 공사 70% 진행

신세계, 엘시티 포디움 1~3층에

스타필드시티 입점 추진 중

롯데프리미엄아울렛 전국 2위

신세계센텀시티점 전국 3위 등

동부산서 이미 매출 경쟁 ‘활활’

노보텔 운영·조선비치 리모델링

부산 겨냥한 신세계 전략 눈길

■엘시티에서 ‘적과의 동침’

엘시티의 101층 랜드마크타워 3~19층에는 롯데호텔이 운영하게 될 260실 규모의 ‘롯데 시그니엘 호텔’이 들어선다. 현재 공정률이 70% 정도로 실내 마감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현재 호텔 등급에는 6성이 없다. 시그니엘은 대표한다는 뜻을 가진 ‘시그니처(Signature)’와 ‘롯데(LOTTE)’의 상징인 ‘L’을 합친 합성어로, 롯데호텔의 최상급 호텔 브랜드(6성급)를 표방한다. 롯데는 엘시티 내 관광시설로 조성되는 호텔을 선점했다. 롯데 시그니엘 호텔은 ‘비치 프론트’의 강점을 톡톡히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는 포디움 상업시설에 스타필드시티 입점을 추진하면서 맞불을 놓았다. 해운대 구남로 일대의 상권과 차별화된 복합쇼핑몰로서 해운대해수욕장의 상권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엘시티에 들어설 롯데 시그니엘 호텔과 스타필드시티는 내년 6월 스카이 전망대(랜드마크타워 98~100층), 워터파크(포디움 4~6층)와 함께 정식 개장할 예정이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롯데와 신세계는 이미 동부산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백화점 분야에서는 해운대구 센텀시티에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이 2007년 12월 개점했다. 하지만 2009년 3월 문을 연 후발 주자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이 압승을 거두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은 세계 최대 백화점으로 기네스북 인증을 받으며 규모에서 롯데백화점을 압도한 것은 물론, 매출에서도 지난해 1조 1000억 원을 기록하며 지역 백화점이지만 전국 백화점 매출 상위 3위를 차지했다.

쇼핑몰에서는 롯데가 앞서고 있다. 신세계는 2013년 8월 기장군 장안읍에 ‘부산프리미엄아울렛’을 개장하며 동부산 아울렛 시장의 포문을 열였다. 하지만 롯데는 2014년 12월 ‘롯데프리미엄아울렛 동부산점’을 열며 신세계를 압도하고 있다. 롯데프리미엄아울렛 동부산점은 현재 전국 아울렛 중 매출 규모가 2위다. 롯데 측은 “전국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신세계의 한 아울렛의 경우 명품의 매출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롯데프리미엄아울렛 동부산점의 매출 규모가 더 눈에 띈다”라고 밝혔다.

호텔 분야에서도 양측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롯데가 최고급 호텔 브랜드를 엘시티에 꺼내든 상태에서 신세계도 고급화를 통해 대응에 나서는 형국이다. 현재 리모델링 중인 옛 노보텔은 신세계그룹의 신세계조선호텔이 운영사로 나서 내년 7월께 기존과 같은 5성 호텔로 다시 문을 열 예정이다. 신세계그룹 계열의 부산웨스틴조선호텔도 전체 리모델링을 계획하고 있다. 문을 연지 40년이 넘은 이 호텔은 기존 290실인 객실 규모를 반으로 줄이는 대신 하이엔드급 호텔로 고급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의 ‘한 수’ 통할까

엘시티에 스타필드시티가 입점하게 되면, 수도권 외에는 최근 부산 강서구 명지국제신도시에 문을 연 ‘스타필드시티 명지’에 이어 두 번째다. 스타필드시티 명지가 당초 이마트타운으로 계획됐다 스타필드시티로 변경됐다는 점에서 신세계가 엘시티에 전략적이고 특화된 스타필드시티를 추진하는 것은 수도권 외 지역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업계에서는 신세계의 엘시티 입점 추진은 최근 신세계 내에 달라진 경영 전략과도 무관치 않다고 본다. 좋은 입지를 선점해 새로 건물을 짓고 상가를 넣어 직영하는 과거 방식과 달리 우수 입지에 들어선 상업시설에 들어가 위탁운영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또 신세계는 롯데 등 타 대기업들과 달리 국정 농단과 경영 비리 등에 따른 ‘오너 리스크’가 덜했다는 점에서 엘시티 입점 추진이 쉬웠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부에서는 신세계의 이번 결정에 대해 동부산 시장에서 해운대구 센텀시티와 기장군 부산프리미엄아울렛을 잇는 가교를 마련해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하기도 한다. 신세계는 2012년 파라다이스면세점(현 신세계면세점 부산점)을 인수하기도 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오시리아관광단지에서 테마파크 사업을 통해 기존 아울렛과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신세계는 센텀시티 내 백화점과 기장의 아울렛을 이을 거점을 면세점에 이어 해운대에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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