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인재영입 1호 최혜영 교수] 부산서 접은 ‘발레리나 꿈’ 부산서 ‘정치 나래’ 펼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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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과 민주당 ‘총선 영입인재 1호’인 최혜영 장애인식개선교육센터 이사장이 26일 오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인재영입 발표식에 참석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kimjh@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총선 제1호 영입 인재로 강동대 사회복지학과 최혜영(40) 교수를 발표하자 곧바로 부산 정치권에서도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최 교수가 부산 신라대를 다녔고 직접 “부산 자갈치시장에서 일하는 언니”를 언급하는 등 부산과의 인연이 상당하다는 점 때문이었다.

교통사고로 장애를 얻었지만 불굴의 의지로 삶을 개척한 이력을 갖췄고 정치 활동이 전무하다시피 한 참신한 인물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왔지만 “잘 짜여진 쇼처럼 보인다”는 견제의 목소리도 있다. 부산 연고를 고리로 부산 선거에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 보니 견제 심리가 작동한 때문으로 보인다.

신라대 무용과 재학 중 교통사고
척수장애로 하반신 마비 불운
장애인 인식 개선 연구 매진
대학 은사 “열정 넘치는 학생”
총선서 부산 투입 가능성도

민주당 인재영입위원회는 26일 최 교수 영입 기자회견을 열었다. 발레리나의 길을 걷다 불의의 교통사고로 척수장애를 받은 최 교수는 이후 발레리나의 꿈을 접고 장애인 인식 개선을 위한 강의와 교재개발, 프로그램 연구에 뛰어든 인물이다. 최 교수는 “정치를 하기에는 별로 가진 게 없는 평범한 여성”이라고 자신을 소개하고 “이 땅 모든 장애인에 대한 관심과 주목을 위해 어려운 길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부산에서는 최 교수가 신라대를 다녔다는 사실 때문에 이날 하루 종일 화제가 됐다. 신라대를 다닌 지 20년 가까이 흘렀고 부산에서 활동한 인물이 아니다 보니 그를 아는 이가 드물었으나 어렵사리 30년 동안 신라대에서 발레를 가르친 김정순 교수를 접촉, 그의 옛 얘기를 꽤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김 교수는 최 교수에게 축하를 전하며 감격스러워했다. 김 교수는 “기억하기로는 2003년 여름 혜영이가 사고를 당한 걸로 안다. 당시 다른 학생들과 독일로 하계연수를 갔는데 혜영이는 아르바이트 때문에 한국에 남았다”면서 “다녀오니 큰 사고를 당했고 오랫동안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하반신을 쓰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무엇이든 열심히 하는, 똑 부러지는 성격의 열정 넘치는 학생이었어요.” 김 교수는 그를 아픈 손가락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김 교수는 “발레리나의 꿈을 갖고 부산으로 와 공부도 연습도 남달리 열심이었는데 꿈을 못 펼치게 돼 안타까웠다”고 회상했다. 이어 “종종 소식을 들었는데 이런 좋은 소식을 듣게 돼 너무나 축하한다. 좌절하지 않고 희망을 품고 살아가면 분명 좋은 일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혜영이가 직접 보여 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발레리나의 꿈이 좌절된 이후 최 교수의 삶은 김 교수 말과 다르지 않았다. 최 교수는 2009년 한국 장애인식개선교육센터를 설립해 전국 기관·대학에 강연을 나가며 장애인 인식 개선 교육을 펼쳤다. 2012년에는 최 교수 스토리를 담은 뮤지컬이 제작됐으며 최 교수가 직접 주연을 맡기도 했다.

민주당이 연이어 신라대 출신을 중용하는 배경에도 관심이 쏠렸다. 최근 민주당 비례대표직을 승계받은 정은혜(36) 의원이 신라대 출신인 데다 신라대 출신인 최 교수가 다시 1호 영입 인재로 오른 것이다. 지역 정가에서는 19대 총선 때 사상에 출마한 문재인 대통령 후원회장을 맡은 정홍섭 전 신라대 총장의 역할론이 거론되고 있다.

최 교수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갈치시장을 언급한 점도 부산 시민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최 교수는 “자갈치시장에서 자기 청춘을 생선 비린내와 맞바꾼 언니의 눈물겨운 뒷바라지 덕분에 꿈에 그리던 발레리나가 됐다”고 과거를 회상하면서 감정에 복받친 듯 잠시 눈물을 참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역에선 최 교수 영입을 마냥 곱게만 볼 수 없는 분위기도 있다. 부산 연고가 있다 보니 총선 때 부산 지역구에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최 교수는 지역구로 출마할지, 비례대표로 나설지 확정되지 않았다. 민주당 측은 영입 인재의 출마와 관련, “인재영입을 완료한 후 종합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경희·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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