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감염국 다양해졌지만, ‘제3국 검역’ 여력 없어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신종 코로나 비상]

6일 부산시청 출입구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차단을 위해 열화상 카메라가 설치돼 출입자들의 발열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있다. 강선배 기자 ksun@ 6일 부산시청 출입구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차단을 위해 열화상 카메라가 설치돼 출입자들의 발열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있다. 강선배 기자 ksun@

부산이 제3국을 통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싱가포르·태국·일본 등에서 곧장 부산으로 입국 가능한 하늘길이 열려 있지만 인력 부족으로 검역 확대에 한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만 막다가 뚫린 ‘제3국 감염’

환자 많은 일본·태국·싱가포르

3개국 관련 국내 확진 환자 7명


김해공항, 입국자 검역 50명 투입

중국發 치중, ‘제3국’은 엄두 못 내

인력 보강 등 정부 지원 확대 절실


■중국발 승객만 검역 강화

6일 싱가포르·태국·일본·중국에서 항공기 총 29편이 김해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싱가포르는 1편에 145명, 태국 방콕은 5편에 512명, 일본은 20편을 통해 5개 도시에서 2000명가량이 입국했다. 이들의 수는 중국발 승객을 훨씬 뛰어넘는다. 중국 노선은 이미 비행편과 승객이 줄어든 상태라 6일 모두 257명이 비행기 3편을 통해 부산에 들어왔다.

김해국제공항은 중국발 승객에게만 검역을 강화했다. 중국발 입국자는 지난달 28일부터 게이트에서 발열검사를 받고, 건강상태질문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후베이성을 방문한 외국인에 대한 입국은 금지된 상태다.

반면 싱가포르·태국·일본 등 제3국발 승객에 대한 게이트 발열검사, 건강상태질문서 제출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립김해검역소 관계자는 “제3국을 통한 감염 등 상황이 바뀌고 있어 지침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인력도 여유롭지 않아 제3국까지 실질적 검역을 확대하려면 지원이 필요하다. 김해국제공항에는 지난달 27일부터 검역관, 역학조사관뿐만 아니라 경찰, 군인 등 모두 50명이 검역에 투입됐지만, 중국발 승객 특별검역이 시작되면서 감당이 어렵다. 국립김해검역소 관계자는 “중국발 승객 수가 줄어들긴 했지만, 입국자에게 전화로 직접 연락도 취해야 해 일은 크게 많아졌다”고 밝혔다.

정부는 입국 제한 지역 확대에 대해 며칠째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은 6일 “방역대책본부의 판단과 확보할 수 있는 최대한의 정보를 기초로 해서 현재 고민하고 있다”며 “예비적인 조치들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고, 관련된 지자체의 여러 가지 자원에 대한 재확인절차, 이러한 것들을 추진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4일 오후 5시부터 5일 오후 9시까지 하루 동안 중국 특별입국절차는 중국발 항공 130여 편 9657명에 대해 실시됐다. 하지만 입국제한자는 1명도 없었다.


■방역 체계 확대 고민만

중국 외 ‘제3국’을 방문한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을 받는 환자들이 늘어나면서 정부가 중국 중심 방역 체계를 보완할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

6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추가된 4명 환자를 포함한 국내 23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 가운데 중국을 다녀온 사람은 10명에 불과하다. 중국 외 국가를 다녀와 감염된 환자는 일본 1명(12번), 태국 2명(16·18번), 싱가포르 2명(17·19번) 등 5명이다. 이 중 12번 환자 접촉자 1명(14번), 16번 환자 접촉자 1명(22번)이 환자로 추가 확진돼 제3국 관련 환자 수는 7명이 됐다.

보건당국은 당초 검역대상 오염지역을 중국 후베이성(우한 포함)으로 잡았다가 세 번째 환자가 나온 뒤 지난달 28일 0시부터 중국으로 확대했다. 이어 이달 4일부터는 중국 후베이성으로부터의 입국을 전면 제한했고, 중국 전역 입국자를 대상으로 특별입국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제3국 유입 환자와 이들로부터 감염된 추가 환자까지 늘어나면서 입국 제한 지역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6일 0시 현재 중국 본토 외 중화권 환자는 홍콩 21명, 마카오 10명, 대만 1명이다. 이 중 홍콩에서는 사망자 1명이 나왔다. 해외 누적 환자는 202명, 중화권 외 사망자는 1명이다. 국가별로는 일본 35명, 싱가포르 28명, 태국 25명, 호주 14명, 미국·말레이시아·독일 12명, 베트남 10명 등이다. 해외 환자가 많은 동남아 국가들에서 국내로 환자가 유입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 본토에서는 6일 0시 기준으로 누적 확진자가 2만 8018명, 사망자는 563명이다. 이 중 후베이성 누적 확진자가 1만 965명, 사망자는 549명이다. 우한에서는 각각 1766명과 52명이다. 후베이성 환자가 중국 본토 전체의 40%가 채 안 된다. 대한감염학회 등도 최근 대정부권고안을 내고 “후베이성 외의 중국지역에서 발생하는 사례가 40%를 차해 후베이성 제한만으로는 부족한 상황이 되었다”며 위험 지역 입국 제한 확대를 권고한 바 있다.

최혜규·이우영 기자 iwill@busan.com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