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출신 배우 윤사봉 “푸른 바다 보며 지낸 시간들, 연기생활의 자양분이죠”
최근 종영한 드라마 '하이바이, 마마!'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 준 배우 윤사봉. 후너스엔터테인먼트 제공
“푸른 광안리 바다를 보며 연기 연습한 시간이 제 배우 생활의 자양분이에요.”
배우 윤사봉(40)은 자신의 연기 생활을 고향 부산 없인 말하기 힘들다고 했다. 배우의 꿈을 처음 품고, 날갯짓을 시작할 때 묵묵히 너른 품을 내어준 든든한 터전이어서다. 최근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윤사봉은 “고향의 넓은 백사장은 꿈 많던 나의 자유로운 무대였다. 부산에서 보낸 어린 시절은 내 연기의 바탕”이라고 했다.
윤사봉은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하이바이, 마마!’에서 사실적인 연기로 시청자의 호평을 받았다. 그가 맡은 ‘미동댁’은 이익보단 인정을 먼저 생각하는 보살 겸 무당인데 꽤 독특하다. 구천에 떠도는 귀신과 강렬한 모습으로 싸우는 대신 그들의 안타까운 사연에 공감하고 돕는 데 앞장선다. 윤사봉은 자칫 현실과 동떨어져 보일 수 있는 캐릭터를 사실적으로 풀어내 주변에 있을법한 인물로 빚어냈다.
브라운관에선 낯설 수 있지만, 사실 윤사봉은 뮤지컬과 연극무대를 주름잡는 15년 차 베테랑 배우다. 2006년 뮤지컬 ‘넌센스’로 첫 무대에 선 뒤 ‘빨래’ ‘레미제라블’ ‘형제는 용감했다’ 등 굵직한 작품으로 관객을 만나왔다. ‘하이바이, 마마!’는 윤사봉이 드라마 ‘조선로코-녹두전’ ‘아스달 연대기’ 등에 이어 출사표를 던진 안방극장 도전작. 윤사봉은 “카메라 앞에서의 연기는 무대 위에서 관객과 직접 호흡하는 것과 달라 계속 공부하고 있다”며 “나도 몰랐던 내 모습을 알아가면서 다양한 시도를 해보려고 노력 중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작품은 이규형, 오의식, 배해선, 양경원 씨 등이 대학로에서 봤던 배우들이 여럿 함께했다. 가끔 대학로 회식 자리에 김태희 씨가 함께한 느낌을 받기도 했다"며 웃었다.
부산 사상구 모라동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윤사봉은 북구에서 초, 중, 고등학교를 모두 나왔다. 이후 대학을 경성대 연극영화과로 진학한 덕분에 고향 곳곳의 추억이 가득하단다. 윤사봉은 “모라여중 연극부 활동과 경혜여고 풍물반 활동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며 “특히 연극부에서 활동했을 때엔 담당 선생님께서 연기 이론을 알려주는 대신 운동장 돌고, 산에 오르기를 반복하셨다. 지금 돌아보니 그때 배운 ‘호흡법’으로 연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 생활에 얽힌 추억은 더욱 많단다. “경성대 재학 당시 김정태, 조진웅 선배와 수업을 같이 들었어요. 조진웅 선배가 연극부장이고 제가 차장이었죠. 시간 날 때면 부산역 근처 수정시장에서 회 한 접시를 포장해서 스쿠터 타고 광안리로 갔어요. 다 같이 연기 연습을 했는데 돌이켜 보면 그 시간이 지금 배우 생활의 밑거름이 되는 것 같아요. 첫 무대는 유재명 선배가 부산에서 올린 창작 연극이었어요. 정말 열심히 했죠.(웃음)”
윤사봉의 도전은 계속된다. 무대와 브라운관, 스크린을 오가며 더욱더 폭넓은 활동을 할 예정이다. 윤사봉은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관객과 시청자를 두루 찾고 싶다”며 “매 순간 공감할 수 있는 연기를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기를 처음 시작했을 때와 무대에 올랐을 때의 설렘이 잊히지 않아요. 관객과 시청자가 작품에 더욱 공감하고 빠져들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어요. 앞으로 더욱 노력할 테니 예쁘게 지켜봐 주세요.”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