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잣집은 '자제분', 가난한 집은 '아이'" 오세훈 차별 발언 논란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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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연합뉴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연합뉴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언론 인터뷰에서 '부잣집'과 '가난한 집'의 자녀를 각각 다르게 호칭해 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오 후보는 지난 10일 한국일보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된 인터뷰에서 "부잣집 자제분들" "가난한 집 아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발언의 배경은 다음과 같다. 오 후보는 서울시장직을 걸고 주민투표까지 진행했던 무상급식 제도에 대해 "저는 무상급식을 반대한 적 없다. 부자 무상급식을 반대한 것"이라며 "세상에 무상급식이 어디 있느냐. 세금 급식이지"라고 말했다.

이어 "부잣집 자제분들한테까지 드릴 재원이 있다면 가난한 집안의 아이에게 지원을 오히려 더 두텁게 해서 이른바 교육 사다리를 만들자(라는 취지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부잣집은 '자제분들'이라고 부른 반면 가난한 집은 '아이'라고 말한 것을 두고 인터넷에서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댓글을 통해 "의식 수준을 알겠다" "평소 신념과 가치관이 드러났다" "차별적인 마인드는 숨기지 못했다" 등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한국일보 유튜브 영상 캡처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한국일보 유튜브 영상 캡처

오 후보는 이밖에도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는 발언들을 했다. 그는 '10년 전 무상급식 이슈 때의 학생들이 유권자들이 됐는데 한 마디를 해달라'는 요청에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 세대가 이제 판단력이 생긴 성인이 됐으니까요"라고 말했는데, 이는 10대에 대한 편견을 드러냈다는 지적을 받는다.

시장직을 내려놓아 자연인 신분이 된 것을 두고는 '낮은 곳'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이름으로 삼행시를 선보일 때 "세상의 낮은 곳으로 가서 보니까 세상이 달리 보이더군요"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15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오 후보의 "부잣집 자제, 가난한 집 아이" 발언을 겨냥, "말 실수가 잦아지면 그건 실수가 아니다. 그 사람 자체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 의원은 "오세훈 후보는 광진구에 살고 있는 우리 주민들을 가리켜 '조선족'이라 칭하고선 무엇이 잘못이냐며 항변한다. 자신의 말실수로 인해 얼마나 많은 주민들이 마음에 상처를 입었을지 알지 못하는 것 같다. 알아보려, 들어보려 노력은 해봤는지 모르겠다"고 반문하면서 "오 후보에게 사람이란 어떤 존재인가. 복지란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에게 시혜를 베푸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여린 마음을 가진 아이들에게 어른이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가 얼마나 큰 상처가 되는지 전혀 모르는 것 같다"며 "다시는 '아이들'을 입에 올리지 말라. 편협된 시각과 비뚤어진 마음이 우리의 아이들에게 전이될까 두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소한 사람을 존중하고, 평등하게 대할 수 있는 기본조차 안된 정치인을 우리는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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