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강사, 음주 강의하면서 건담프라모델 조립 물의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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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의 한 강사가 음주상태로 자신의 취미인 프라모델을 조립하는 수업을 진행해 학생들로부터 비판을 받고있다. 부산대 '에브리타임' 캡처 부산대의 한 강사가 음주상태로 자신의 취미인 프라모델을 조립하는 수업을 진행해 학생들로부터 비판을 받고있다. 부산대 '에브리타임' 캡처

부산대의 한 강사가 음주 상태로 수업과 무관하게 취미를 소개하는 식으로 온라인 수업을 진행해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지난해 부산대에서는 또다른 강사가 별도 공지 없이 한 달 가까이 강의를 하지 않아 원성이 속출하는 등 비대면 강의 소홀 문제가 불거진 바 있어 비대면 수업의 질 저하에 따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4일 부산대는 술을 마시고 온라인 강의를 진행해 물의를 일으킨 강사 A 씨를 상대로 조치를 논의 중이다. A 씨는 지난 22일 자신이 맡은 온라인 강의에 음주상태로 프라모델을 조립하는 영상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A 씨는 수업자료 영상을 올린 뒤 온라인 게시판을 통해 “급한 나머지 음주 강의를 하게 됐네요”라며 당시 자신이 술을 마시고 수업을 진행한 사실을 시인했다.

부산대에 따르면 A 씨는 4학년 전공필수 수업 중 1시간 30분을 음주 상태로 수업을 진행했다. 강의 내용 역시 강의계획서와는 전혀 무관한 건담 프라모델을 조립하는 데 할애했다. 해당 영상에서 A 씨는 말을 어눌하게 하는 등 취한 모습이 역력했다는 게 학생들의 목격담이다.

이 밖에도 A 씨는 또다른 2학년 온라인 수업에도 같은 영상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A 씨가 진행하는 2개의 강의는 약 100여 명의 학생이 수강하고 있다. A 씨의 담당은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설계 관련 수업이었다.

온라인 수업 특성상 강의자가 올린 영상을 끝까지 시청하지 않으면 출석이 인정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수강신청을 한 학생들은 '4학년 전공필수 수업에 음주 강의를 들어야하느냐'며 거세게 반발했다.

부산대 온라인커뮤니티에는 해당 학과 구성원임을 밝힌 한 학생은 “설문조사를 통해 추가 피해사례를 모으고 과 학생회와 함께 수업의 질을 개선해달라고 정식 문제제기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수업이 장기화되면서 대학가에서는 온라인 수업의 질 문제를 놓고 끊임없이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부산대에서는 지난해 11월 한 강사가 사전공지 없이 한 달간 전공필수 과목 강의를 진행하지 않기도 했다. 분개한 학생들이 이 같은 내용으로 대자보를 만들어 학교 건물 게시판에 내걸면서 공분을 샀다.

김태경 부산대 총학생회장은 “평소 여러 채널을 통해 비대면 수업 질 저하와 관련해 학생들의 민원이 많이 들어온다”며 “교육혁신처에 수업 모니터링을 강화해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지만 쉽게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대는 음주 상태로 수업을 진행한 상황을 확인했고 해당 강사에 대한 조치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다. 부산대 교육혁신처 측은 “정규수업 외에 추가로 해당 강의를 올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음주사실에 대해서는 당사자도 인정을 하는 상황이라 학생들에 대한 사과조치나 추가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취재진이 학교 측을 통해 해당 강사의 해명을 받고자 했으나, 강사는 답변을 거부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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