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도 반려동물 전용 ‘펫택시’ 생생
34대 영업 허가… 대형견에 인기
음악 제공 등 프리미엄 서비스도
지난해 1월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국제여객터미널에서 강아지 한 마리가 마스크를 쓰고 주인 품에 안겨 있다. 연합뉴스
부산에서도 반려동물 전용 택시인 ‘팻택시’가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늘면서 특히 이동이 어려운 대형견 소유주에게 인기가 높다.
17일 부산시에 따르면, 총 34대가 펫택시가 영업 허가를 받았다. 팻택시는 지난 2018년 3월 동물보호법 개정으로 동물운송업으로 허가를 받으면 영업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펫택시는 내부에 동승자와 동물의 안전을 위해 가림막 등 운전자와 차별화되는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반려동물은 이동 중에는 이동형 케이지에 들어가거나 안전벨트를 착용한다. 부산에서도 반려인구가 늘면서 펫택시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부산시에 ‘펫택시 대수를 늘리고, 요금을 낮춰달라’는 시민제안이 들어오기도 했다.
부산시 농축산유통과 관계자는 “법 개정 이후 특히 지난해 말부터 팻택시 신청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펫택시의 기본요금은 기존 택시보다 2배 이상 비싸지만, 이후에는 1km당 1000원으로 일반 택시요금과 동일하다. 100% 예약제로 운영된다.
모범택시처럼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는 펫택시도 생겼다. 택시 내부에 반려동물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서 음악이 나온다. 서큘레이터로 바람을 순환해 적정 온도와 습도를 유지한다. 또 LED 자외선 살균으로 공기 정화를 하고, 쿠션형 매트를 깔아 동물에게 안정감을 제공한다.
지난 2017년부터 부산지역에서 펫택시를 운영 중인 안광근(49) 씨는 “동물을 키우고 있는 반려동물 가족으로서 일반 택시를 이용하기 힘든 이들을 위해 이동 편의를 제공하면서 동물과 교감하는 보람이 크다”고 전했다.
평소에 팻택시를 이용하는 김 모(29·해운대) 씨는 “주말에 강아지 두 마리와 경남 등 시외로 놀러 갈 때 한 번씩 유용하게 이용한다”면서 “일반 택시보다는 기사님들이 반려동물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친절해서 좋다”고 전했다.
펫택시 업계는 진입장벽이 낮아 많은 이들이 뛰어들지만, 정작 수익이 크지 않다며 어려움을 호소한다. 반려견 주인 대부분 개인 차량을 이용하거나, 소형견은 일반 택시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펫택시는 대형견이 주로 이용하는데, 여름에는 대형견들이 이동이 줄어들어 이용률이 저조하다고 한다. 정식으로 등록하지 않고 암암리에 불법적으로 운영하는 펫택시도 문제점으로 꼽는다.
익명을 요구한 한 펫택시 운영자는 “애견산업은 우리나라경제의 7%를 차지한다고 하지만, 펫택시는 일반 택시와 달리 유류비 등 전혀 지원이 없다”면서 “생각보다 부산지역은 수요가 없어 등록만 해 놓고 영업하지 않는 택시들도 많다”고 말했다. 또 “등록하지 않고 암암리에 일반 자가용으로 불법적으로 영업하는 이들도 문제다”고 덧붙였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