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다른 지역보다 소득은 적은데 빚은 많다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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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의 소득 대비 가계대출 비율이 타 지역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은 타 지역보다 낮은데 비해 가계부채는 오히려 높게 나타난 것이다.

26일 한국은행 부산본부가 발표한 ‘부산지역 가계부채 미시구조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부산의 1인당 평균 부채(2020년 기준)는 3043만 원으로 전국 평균(2941만 8000원)보다 다소 많았다. 반면 부산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 2019년 기준)은 2740만 9000원으로 전국(3720만 8000원)보다 현저히 낮았다. 결국 소득은 낮지만 부채는 되레 많은 셈이다. 보고서는 “부산의 경우 1인당 부채는 높고 1인당 GRDP는 낮아 여타 지역에 비해 가계가 높은 부채 부담을 느끼게 되고, 이는 연체율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 부산본부, 가계부채 분석

부산 1인당 GRDP 2740만 원

전국 평균보다 1000만 원 낮아

부채는 3043만 원으로 더 높아

대출 비중 절반은 주택담보대출




부산의 부채 연체율을 높이는 요인은 더 있었다. 보고서는 “고령인구의 높은 비중, 자영업자의 높은 비중 등이 부산의 연체율을 높이는 또 다른 요인”으로 꼽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산의 60세 이상 인구 비중은 28%로 전국(24%)보다 높았다. 자영업자 비중은 14%로 전국(17%)보다 낮지만, 대도시만 따져 보면 대구와 함께 자영업자 비중이 가장 높다.

다만, 보고서는 “부산의 경우, 가계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타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커 대출의 연체율을 낮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부산의 연체율은 1.4%로, 전국 평균과 동일한 수준이다. 부산 가계부채의 은행 담보대출 비중은 49%로, 전체 가계부채의 절반에 가깝다. 반면 전국 평균은 36%에 머물러 있다. 은행 담보대출의 대부분이 주택담보대출 형태로 이뤄지며, 주택담보대출은 다른 대출에 비해 연체율이 지극히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고서는 “부산의 주택가격이 타 지역에 비해 높은 만큼 주택담보대출도 커질 수밖에 없다”며 “상대적으로 부실 가능성이 적은 주택담보대출의 큰 비중으로 인해 앞서 말한 다른 불안한 요인들에도 불구하고 부산의 대출 연체율을 낮추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높은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현재의 연체율을 낮추고 있지만 취약한 가계부채 구조 자체는 여전히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취약한 구조로 인해 향후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취약계층의 부실이 현실화될 경우, 연체율이 급상승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고령자는 대체로 소득수준이 낮은 계층이고, 자영업자는 소득 변동성이 높은 집단”이라며 “거시적인 소득 충격이 발생할 경우 해당 계층, 집단의 대출 연체율 상승 폭은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날 수 있어 가계부채 관리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한국은행 부산본부 기획금융팀 현소연 과장은 “해당 보고서의 자료가 차주(대출자)당 가계부채가 아닌 1인당 가계부채 자료를 사용했기에 현재 가계부채를 설명하기에 다소 부족할 수는 있지만 전반적인 경향을 살펴보기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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