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5억→755억→831억… ‘고무줄 교육예산’ 부산시 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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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5억 원→755억 원→831억 4000만 원.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부산시가 교육협력 사업 예산을 줄줄이 깎았다가 비판이 밀려 다시 늘린 내역이다. 부산시의 ‘고무줄 교육예산’ 편성(부산일보 10월 27일 자 2면 등 보도)을 두고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라는 시책이 헛구호였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교육협력사업 비법정 전출금
시 ‘깎았다 늘렸다’ 맘대로 편성
비판 일자 법정 전출금도 재편성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맞나”

부산시는 지난 1일 부산시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교육협력 사업에 사용되는 비법정 전출금을 755억 원에서 831억 4000만 원으로 조정한다고 통보했다. 변경된 예산안에는 전액 삭감했던 △부산수학문화관 설립 지원 28억 4000만 원 △명지허브유치원 설립 지원 36억 원 △학교 태양광발전설비 보급 10억 원 등이 반영됐다. 해당 사업들은 오거돈·서병수 전 부산시장과 김석준 부산시교육감 사이 맺은 업무협약으로 진행하는 것들이다.

부산시가 내년도 비법정 전출금 규모와 세부 항목을 부산시교육청에 통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애초 부산시는 지난달 26일 부산시교육청에 법정 전출금 400억 원을 유보하겠다고 밝혔다. 또 교육지원심의위원회에서 의결한 비법정 전출금 880억 원 중 155억 원을 깎아 725억 원만 주겠다고 유선으로 통보했다. 특히 부산시가 유치원 무상급식을 확대하면서 친환경 급식사업 예산 50%를 가위질했다.

교육계 안팎에서 “미래세대 투자에 인색하다”는 비판이 나오자 부산시는 법정 전출금 400억 원을 보내기로 하고, 전액 삭감했던 다목적강당 설립 지원비 29억 9200만 원 등을 다시 반영해 755억 원까지 증액했다. 부산시는 이번에는 부산수학문화관 설립 지원 예산 등을 포함해 비법정 전출금을 831억 4000만원으로 재편성한 것이다.

부산시는 이 과정에서 부산시교육청에 공문만 세 차례 보냈다. “시장이 바뀌니 전임 시장과 했던 약속까지 뒤집는다”는 비판을 의식해 마지못해 교육예산을 증액한 셈이다.

부산시의 교육예산 삭감에 대해 부산시교육청은 물론이고 정치권과 학부모 단체, 시민단체의 비판이 이어졌다.

부산참여연대는 “박형준 부산시장은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만들겠다고 하면서 밥도 제대로 먹이지 못하게 예산을 삭감했다”며 “부산시는 친환경 급식비 삭감을 철회하고 증액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경남미래정책도 “부산시가 교육지원심의위 심의 결과까지 뒤집어가며 예산을 삭감한 것은 부산시 입장이 급변한 것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며 “부산시는 수정예산안을 편성해 시의회에 제출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부산시 관계자는 “두 기관의 재정 상황에 따라 서로 부담하는 예산 규모가 다를 수 있다”면서 “교육예산을 조금 줄인다고 해서 학생들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황석하 기자 hsh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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