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정책자문위 힘 모아 민관 안전문화 네트워크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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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 부산진소방서 초대 자문위원장

“소방관의 기도를 들으면 눈물이 납니다. ‘제가 부름을 받을 때는 아무리 뜨거운 화염 속에서도 한 생명을 구할 힘을 주소서. 너무 늦기 전에 어린아이를 감싸 안을 수 있게 하시고 공포에 떠는 노인을 구하게 하소서. 제가 최선을 다할 수 있게 하시어 이웃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게 하소서.’ 내용을 요약했지만, 소방관의 철학이 오롯이 담겨 있는 시입니다.”

부산 부산진소방서 소방정책자문위원회 이진수(라움펠리스 회장) 초대 위원장은 11월 9일 제59주년 소방의 날을 앞둔 지난달 말 진행한 인터뷰에서 ‘소방관의 기도’란 시를 소개하며 소방관의 헌신적인 삶에 대해 알려주었다. “소방관은 위험한 곳에, 재난이 발생한 곳에, 화재 진압 현장에, 시민을 구출하는 장소에 항상 존재합니다. 시민의 벗이자 헌신하는 사람입니다.” 이 위원장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소방공무원과 의용소방대원의 헌신과 노고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부산항 다목적 소방정 도입에 앞장
해운대구·기장군 산불까지 지원
소방관·의용소방대원 헌신에 감사

이 위원장 등 47명의 자문위원이 맹활약 중인 부산진소방서 소방정책자문위원회는 2019년 3월에 37명으로 구성된 소방안전위원회로 최초 설립한 이래 2020년 5월 정책자문위원회로 명칭을 변경해 관과 시민이 함께 만들어가는 안전문화 네트워크를 구축을 목표로 삼고 있다.

“부산진소방서는 부산진구와 남구 일부, 동구 일부를 관할합니다. 3개 구의 면적이 시 전체 면적의 4.6%에 해당하는 35.23k㎡입니다. 특히 화재에 취약한 전통시장이 많아 까다로운 근무지로 유명하지요.” 이 위원장은 그러나 327명의 소방관, 761명의 의용소방대원의 헌신과 노력으로 시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24시간 밤낮으로 노력하는 소방서라고 자랑했다.

“현재 부산진소방서 인력이 정원에서 12명이나 부족하지만, 서로 도와가며 근무합니다. 우리 정책자문위원회는 이런 어려운 상황을 알기에 지역 국회의원들을 설득해 숙원인 부산항 다목적 소방정이 도입되는 데 힘을 보탰습니다.” 이 위원장은 북항을 관할하는 바다에 다목적 소방정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서병수 국회의원, 이헌승 국회의원, 안병길 국회의원을 차례로 만나 소방정이 도입될 수 있도록 건의했다. 그 결과 내년 다목적 소방정 예산 269억 원이 반영됐다.

이 위원장은 소방관이 원활한 임무 수행을 하는 데 한 기관만 노력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잘 알기에, 관할 구청은 물론 관할 경찰서의 행사에도 적극적인 관심을 가진다고 했다. “소방행정을 이해하고 소방정책자문위원회 활동을 격려하는 서은숙 진구청장, 박재범 남구청장, 최형욱 동구청장 등에게도 감사드립니다.” 소방정책자문위원회는 지원에 화답해 서면중앙시장 등에 소화기와 단독형감지기를 기증했다. 화재에 취약한 동구의 전통사찰에도 이동형 간이소화장치 등 기초소방시설을 지원했다.

특히 2019년 해운대구 운봉산과 기장군 남대산에서 큰 산불이 발생했을 때는 한달음에 달려가 지원 활동을 펼쳤다. “우리 관할이 아니었지만,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었습니다. 회원 비상망을 가동해 김밥과 물을 준비해 산불 진화에 여념이 없는 소방관과 공무원, 시민들을 격려했습니다.” 오지랖이 넓은 이 위원장이었다. 그러나 이유가 있었다. “소방관은 가장 어려운 자리에서 도움이 필요한 시민에게 봉사하는 이들입니다. 그 마음을 알기에 관할을 따질 이유가 없습니다.”

경남 진주에서 경찰관의 아들로 태어난 이 위원장은 한국전쟁 와중에 누나 둘을 잃었지만, 시대를 원망하지는 않았다. 밝고 빛나는 자리가 아니라 어둡고 힘든 곳에서 묵묵히 봉사하는 소방관을 주목하게 된 것도 이 위원장의 이런 ‘사랑’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위원장은 대통령직속 민주평통 상임위원, 유라시아평화철도포럼 대표로 평화와 국가의 번영을 위해서도 활동한다. 그의 헌신에 국가는 국민포장과 대통령표창으로 화답했다. 서울대 총동창회 이사이자 명예소방서장인 이 위원장은 “안전한 부산으로 시민이 행복하고, 소방공무원도 안전한 부산을 희망합니다”라고 소망했다.

이재희 기자 jae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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