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수산보조금 폐지를” vs 수산업계 “어업 말살시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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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0일 제12차 WTO 각료회의를 앞두고 환경단체들이 ‘나쁜 수산보조금을 당장 금지’하라며 정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공익법센터 어필, 시민환경연구소, 환경운동연합, 환경정의재단은 11월 중 WTO 한국 정부 대표단을 만나 수산보조금 금지에 대한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나쁜 수산보조금 금지를 요구하는 3000명의 시민 서명도 전달하며 캠페인을 이어갈 예정이다. 그러나 수산업계는 “수산업의 공익적 가치를 생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WTO회의 앞두고 정부 압박
환경단체 “보조금, 남획 조장”
“어업 경영비 절반이 유류비”
수산업계 “산업 자체 무너져”

■환경단체 “보조금이 남획 조장”

환경단체들은 세금으로 만들어지는 수산보조금이 수산업을 보호한다는 명분 아래 수산업계에 지급되고 있지만, 이로 인해 어획 능력이 과도해지면서 남획으로 인한 해양생태계 파괴와 수산자원 고갈 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심각하다고 주장한다.

2015년 UN이 지속가능개발 목표(SDG)로 2020년까지 나쁜 수산보조금을 금지할 것을 결의했고, 2017년 제11차 WTO 각료회의에서 2020년까지 수산보조금 협상을 타결할 것을 선언했다. 그러나 협상은 시한을 넘겨 올해 최종 협의가 진행된다.

대상은 불법·비보고·비규제 어업에 지원되는 보조금, 남획된 수산자원을 어획하는데 지원되는 보조금, 그리고 남획과 어획능력의 과잉을 조장하는 보조금이다. 이에 속하는 가장 주요한 금지대상 보조금은 바로 유류보조금이다.

환경단체들은 “전 세계 수산보조금의 22%(2018년 기준)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크고, 남획을 조장하는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반드시 지급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은 어업용 면세유를 공급 중인데 매년 7000억 원씩 유류세를 감면하는 방식으로 유류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수산업계 “공익성 생각해야”

수산업계는 환경단체에 대한 이러한 주장에 대해 크게 반발한다. 한 어업인은 “국가적으로 또 사회적으로 수산업의 공익적인 가치를 지키고 어촌의 안정화를 위해 수산보조금을 지원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를 부정한다면 어업을 아예 말살시키는 것이 아니냐”며 “수산업계는 총허용어획량, 금어기 등을 정해 정부가 행하는 ‘지속가능성’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고 중국과 일본의 EEZ로 인해 이미 어장이 제한적”이라며 환경단체의 주장에 반대했다.

원양산업계도 마찬가지다. 원양산업협회 관계자는 “수산보조금 폐지가 개도국과 선진국에 차이를 두는 식으로 진행이 될 가능성이 있는데, 그럴 경우 우리 원양어업 자체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며 “신조와 같은 업계의 장기 과제에서도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은 “면세유를 공급하지 않을 경우 어업 경영비의 절반 이상을 유류비가 차지하게 돼 결국 산업 자체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며 “중요한 식량 자원의 하나로 수산업에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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