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퓰리즘 경쟁”… 이재명-윤석열 ‘쩐의 전쟁’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대선 레이스 초반부터 수십조 원 규모의 ‘쩐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코로나19’ 피해 회복이라는 명분이지만, 이미 코로나 대응을 위한 확장 재정으로 국가채무가 선진국 중 가장 빠르게 늘고 있는 상황에서 두 후보가 당장의 표만 의식해 ‘포퓰리즘 경쟁’에 나선 것이라는 비판이 만만찮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는 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재난지원금과 같은 취지의 ‘방역지원금’ 지급을 추진하겠다며 “내년 예산에 반영해 내년 1월, 회계연도가 시작되면 최대한 빨리 국민들에게 지급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재정 여력이 없다’는 정부의 거듭된 반대와 야당의 강한 반발로 이 후보가 추진하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내년도 예산안에 포함시키기 어려운 상황에서 방역 사업이라는 우회적인 방법으로 지원금 지급을 관철하겠다는 것이다.
민주, 전 국민 방역지원금 지급
국힘 ‘윤, 50조 손실보상비’ 조달
안철수 “도박꾼”·김동연 “무지”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 역시 이날 윤 후보가 내놓은 50조 원 규모의 ‘자영업자 손실보상 패키지’ 구상에 대해 “당과 충분히 논의한 공약은 아니다”면서도 “집권을 하게 되면 문재인 정부가 짜 놓은 예산을 재편성해야 된다. 지출 구조조정 과정에서 필요한 재원을 조달하겠다”고 실행 의지를 보였다. 앞서 윤 후보는 대통령 취임 뒤 100일 이내에 48조 원을 투입해 자영업자들에게 손실보상과 대출 지원을 하겠다고 밝히면서 재원에 대해서는 “세출 구조조정, 추가 세수를 통해 확보하겠다”고 언급했다.
정부 ‘곳간 지기’인 재정 당국은 두 방안 모두 “재정 여력이 없어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양측은 상대방 공약에 대해 날선 공세를 펴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올해 초과 세수분을 납부 유예해 방역지원금 재원을 마련한다는 민주당 방안에 대해 “세금 납부 시차를 교묘하게 조정해 어떻게든 돈을 뿌리려 한다. ‘세금깡’이라 해도 할 말이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윤 후보를 향해 “문재인 정부에서 국가 채무 늘었다고 비판하더니 100일 만에 50조 원 늘리겠다는 거냐”고 쏘아붙였다.
거대 양당 후보의 돈 풀기 경쟁에 대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이 후보가 ‘전 국민 재난지원금 50만 원씩’을 베팅하자 윤 후보가 ‘자영업자 50조 원’으로 ‘받고 따블’을 외쳤다. 도박꾼 행태”라고,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한마디로 재정의 1도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비판했다. 전창훈 기자 j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