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장착한 가로등 ‘스마트폴’, 등산로 진출입로 128곳에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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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부산 시내 주요 등산로 진·출입로에 ‘스마트폴’이 설치된다. 가로등과 CCTV 기능을 갖춘 것인데, 서구 시약산 살인사건 이후 방범 사각지대라는 지적을 받아 온 부산 시내 등산로의 안전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범죄 예방·초동 수사 도움 기대
부산시, 내년 20곳 우선 구축
82%가 사유지라 지주 동의 관건

부산시는 2025년까지 등산로 주요 진출입로 128곳에 스마트폴을 설치하겠다고 17일 밝혔다. ‘스마트폴’은 가로등과 CCTV가 합쳐진 설비다. 등산로처럼 가로등이 없어 밤이 되면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지역을 밝히고, 주변을 감시하는 것까지 병행한다. 부산시는 내년 20곳을 시작으로 4년간 스마트폴을 중심으로 등산로 방범망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일단, 2022년 본예산에 스마트폴 20대 설치비 3억 6000만 원을 신청한 상태다.

등산로 방범망 구축은 4월 서구 시약산 등산로에서 70대 남성이 흉기에 여러 차례 찔려 숨진 살인사건이 발생하면서 필요성이 급속히 대두됐다. 등산로마다 진출입로에 CCTV가 없어 경찰이 피의자를 특정하지 못하지 못해 수사가 미궁에 빠진 상태(부산일보 4월 20일 자 10면 보도)다.

2019년 12월 기준 전국의 숲길에 설치된 CCTV는 1423대에 달한다. 하지만 이 중 부산 지역에 설치된 CCTV는 19대(1.3%)에 불과하다. 등산로에 스마트폴이 설치되면 범죄 예방 효과를 거두고, 사건이 발생했을 때 초동 수사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시는 지난 6월부터 구·군 실태 조사와 합동 조사를 병행해 64곳을 ‘스마트폴’ 우선 설치 지역으로 선정했다. 이어 8월에는 자치경찰위원회가 CCTV 우선 설치를 요구한 지역 중 64곳를 추가해 총 128곳에 스마트폴을 설치할 예정이다. 금정산, 백양산, 엄광산, 장산 등 부산 시내 주요 산의 길목에 설치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계획대로 2025년까지 ‘스마트폴’ 구축을 완료하려면 대상 지역 땅 소유주의 동의가 관건이다. 부산시는 스마트폴 설치에 따른 부지 사용료를 내는 방법으로 설득할 계획이다.

부산시 산림녹지과 측은 “설치 대상지 128곳 중 82%에 달하는 105곳이 사유지”라며 “공시지가를 반영한 부지 사용료를 제시해 설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손혜림 기자 hyerims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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