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5차 대유행 가나” 비상 걸린 ‘오미크론 연말연시’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1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사상 처음으로 5000명을 돌파했다. 위중증 환자 수도 처음으로 700명을 넘었고 수도권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90%에 육박했다. 병상은 부족한데 환자는 연일 폭증하면서 국내 의료계는 한계 상황을 호소한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의료 체계가 감당하기 힘든 수준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여기다 오미크론 변이라는 또 다른 변수가 가세하면서 새로운 공포가 연말연시를 덮치는 형국이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5차 대유행’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국내 확진자 수가 연말까지 1만 명으로 폭증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나온다.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시작 한 달 만에 찾아온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다.

의료 체계 한계 봉착, 새 변이까지 가세
방역 태세 가다듬고 비상대책 가동해야

무엇보다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세는 무서울 정도다. 11월 24일 아프리카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처음 보고된 뒤 일주일 만에 유럽·아시아·북미 등 6대주 전역에서 감염자가 나왔다. 일본에서도 이미 두 번째 감염자가 발생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나이지리아를 다녀온 부부 등 4명이 국내 첫 오미크론 감염 사례로 의심되고 있다. 이들의 항공편을 통해 45명이 입국했다는 사실은 추가 전파 우려를 불러일으킨다. 게다가 최근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나온 독일과 네덜란드 출신의 국내 입국자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점, 일본에서 오미크론 감염이 확인된 나미비아 외교관이 인천공항을 경유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오미크론 변이는 이미 국내 상륙했는지도 모른다.

확진자가 급증하고 오미크론 변이까지 가세하는 마당에 일상 회복을 계속 추진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정부가 입국 제한 조치를 강화하고 거리 두기 조치를 신중히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가까스로 회생의 불씨를 살리고 있는 부산 지역 관광업계와 소상공인들의 고통을 모르지 않는다. 항공업계는 또다시 셧다운의 공포를 맞고 있고, 연말 특수를 기대했던 자영업자들은 “또 터지면 이제는 정말 탈출구가 없다”며 울음을 삼킨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비상 상황 앞에서 신속한 대응에 실패한다면 자칫 전체가 몰락할 수 있다. 방역·의료 체계가 무너지면 경제도 없다.

진퇴양난의 딜레마 앞에서 정부가 중심을 잡고 위기를 헤쳐 나가야 한다는 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거리 두기 강화를 일상 회복의 후퇴로 보지 말고 국민들의 양해를 구해 사적 모임 제한 등 가능한 모든 방안을 실행 의제에 올릴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경제 분야에 대한 실효적인 대책마저 외면해선 안 될 일이다. 연말연시를 앞둔 지금, 정부와 방역 당국, 지자체가 총체적으로 접근해 방역 태세를 가다듬고 경제 피해를 줄이는 방안을 찾는 게 중요하다. 문제는 시간이다. 정부는 하루빨리 비상 대책을 가동해야 한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