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수요 급등 니켈·구릿값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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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에서 전기차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전기차 생산에 필요한 니켈값이 10년 만에 최고치로 뛰었다. 광물 자원 부국인 인도네시아가 니켈, 석탄에 이어 최근 보크사이트, 구리 등 다른 광물 수출도 단계적으로 중단하겠다고 예고한 상태여서 이들 원자재 가격 ‘상승 랠리’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니켈 3개월물 가격이 이날 t당 2만 2745달러를 기록, 2012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LME가 승인한 창고에 보관된 재고량이 51일 연속 감소해 사상 최저 수준인 4859t까지 줄어든 데 따른 결과다. 주요국에서 전기차 수요가 늘면서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니켈 수요도 덩달아 급증했다.

단적인 예로, 영국에서는 지난달 판매된 신차 4대 중 1대가 전기차였다. 세계 최대 원자재 상품 거래업체 중 하나인 트라피구라의 제러미 위어 CEO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미래광물포럼’에서 니켈 재고량과 관련해 “심각한 수준”이라며 “가격이 이를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업체들의 연쇄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우려가 다소 걷힌 중국의 경기가 서서히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도 니켈값 상승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 몰려 있는 스테인리스강 공장들은 전 세계 니켈 소비량의 3분의 2를 사용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금속’으로 불리는 구릿값도 지난해 10월 이후 약 3달 만에 다시 t당 1만 달러를 넘어섰다. 덴마크 코펜하겐에 본사를 둔 삭소은행의 올레 한센 원자재 전략팀장은 “니켈이 첫 번째 동인이었고, 상승세는 구리를 포함한 다른 원자재들로 확산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 1일 석탄 수출을 전격 금지하며 최대 수입국인 중국의 석탄값을 8% 가까이 뛰게 만든 인도네시아가 최근 추가 수출 제한 조치를 예고함에 따라 향후 원자재 시장에 미칠 파장이 우려된다. 광물 자원이 풍부한 인도네시아는 원자재 수출만으로는 채산성이 낮다며 완제품 또는 반제품 수출국으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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