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아전인수’ 설 민심, TV 토론서 판가름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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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두 후보가 지난 설 연휴 기간 가지려 했던 양자 토론은 결국 열리지 못했다. 당초 두 후보는 지상파 TV 토론에 합의했으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다른 후보들의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낸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인용해 무산됐다. 유튜브 등 다른 플랫폼을 활용한 양자 토론이 따로 제안됐으나 토론회 자료 지참 여부를 놓고 두 후보 측이 갈등을 빚다 결렬됐다. 지지율 1·2위를 다투는 두 후보의 민낯을 보고자 했던 유권자들로선 아쉬울 수밖에 없다. 다행인 건 지상파 3사가 주관하고 안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까지 참여하는 4자 토론회가 3일 열린다는 점이다.

3일 지상파 3사 주관 4자 토론 예정
정책과 비전 경쟁하는 모습 보여야

누가 대통령감으로서 제대로인지 아닌지 견줘 볼 수 있는 후보 간 토론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현행 공직선거법이 공직선거운동 기간 중 최소 3회 방송 토론을 규정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수그러들기는커녕 오히려 확산일로에 있는 코로나19 사태로 대면 선거 유세가 어려워진 요즘 TV나 유튜브 등을 통한 대선 토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런 점에서 대선을 불과 한 달여 남긴 현시점까지 4명의 후보들이 한자리에서 제대로 된 토론을 가진 적이 없었다는 건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다. 후보들이 유권자에 대한 도리를 다하지 않은 셈인데, 이제라도 토론에 성심성의껏 나서야 할 것이다.

지난 설 연휴 민심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웠던 여야 각 당은 저마다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놓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코로나19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는 능력 있는 이 후보를 차기 대통령으로 선택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음을 확인했다고 주장한 반면, 국민의힘은 자당 윤 후보로 정권교체를 바라는 여론이 압도적이었다고 완전히 상반된 해석을 내놓았다. 하지만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드러났듯 아직 누구를 찍을지 마음을 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이 상당수다.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말이 나올 만치 선거 자체에 염증을 느끼는 사람도 여전히 많다. 여야 어느 쪽이든 여유 부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이다.

앞으로 있을 TV 토론에서 그런 추세가 반전될 수 있다. 후보들이 유권자에게 자신의 진면목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이다.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굳히기’ 또는 ‘뒤집기’의 발판이 될 수도 있다. 실제로 후보들 간 TV 토론을 보고 난 이후 지지 후보를 결정하겠다는 사람이 많다. 예전 대선보다 이번 대선에서 TV 토론의 영향력이 더 클 것이라는 추측이 그래서 나온다. 이번 대선의 지난 여정을 돌아보면 후보 간 지나친 네거티브 경쟁과 표만 의식한 선심성 공약 남발 등으로 국민에게 큰 실망을 안겨 주었다고 할 수 있다. 향후 토론에서는 그런 모습을 지양하고 비전과 정책으로 경쟁하는 모습을 보여 주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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