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합산 영업이익 4조 원 통신 3사, ‘배당 잔치’ 벌인다
2020년 3조 원을 넘겼던 통신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이 지난해 4조 원 규모로 증가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코로나 특수’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5G 가입자가 가입자 2000만 명을 돌파한 영향이다. 2년 연속 ‘코로나 승자 기업’에 오른 통신 3사는 ‘배당잔치’를 예고하고 있다.
통신 3사 가운데 실적을 가장 먼저 발표한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사상 최대인 979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020년 대비 10.5% 증가한 수치다. LG유플러스는 코로나 특수가 발생한 2020년 이후 2년 연속 영업이익 두 자릿수 성장을 달성했다.
코로나 특수로 5G 가입자 급증
LG유플러스, 사상 최대 9790억 원
SKT·KT도 각각 1조 5000억 원
주주 환원 정책 명분 고배당 예고
설비 투자 줄여 소비자 권익 외면
SK텔레콤과 KT도 지난해 각각 1조 5000억 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올렸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텔레콤의 2021년 매출액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19조 982억 원, 1조 5055억 원으로 각각 예상됐다. KT의 2021년 매출액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24조 6513억 원과 1조 5162억 원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통신 3사는 지난해 합산 영업이익 4조 원 안팎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통신 3사 합산 영업이익은 2019년 2조 9000억 원 규모에서 2020년 3조 4000억 원 규모로 증가했고 지난해 4조 원 안팎으로 늘어나면서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통신 3사 영업이익 증가는 2019년 4월 서비스를 시작한 5G의 가입자 증가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문화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5G의 경우 지난해 11월 가입자 20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지난해 가입자가 76% 늘어났다.
5G 효과는 통신 3사 가운데 비통신 사업이 가장 적어 ‘본업’에 충실한 사업구조를 갖고 있는 LG유플러스에게서 확인할 수 있다. LG유플러스의 5G 가입자는 지난해 67.9% 증가했고 전체 무선 서비스 가입자도 8% 늘었다. LG유플러스의 지난해 매출 13조 8511억 원 가운데 43.7%인 6조 547억 원은 무선 분야에서 나왔다. SK텔레콤과 KT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거래 증가로 기업 서비스 분야에서도 높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5G와 코로나 특수에 힙입어 영업이익을 2년 연속 끌어올린 통신 3사는 ‘배당 잔치’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LG유플러스는 공식적으로 ‘배당성향’ 상향 조정 방침을 밝혔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가운데 현금으로 지급되는 배당금의 총액을 말한다. LG유플러스 올해부터 배당성향을 기존 ‘30% 이상’에서 10%포인트 상향한 ‘40% 이상’으로 변경한다고 공시했다.
SK텔레콤은 2019년 배당성향이 80%를 넘겼고 2020년에도 47%의 높은 배당성향을 기록했다. SK텔레콤은 기업 분할 당시 분할 이후 배당금 총액을 분할 전 배당금 총액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혀 고배당 정책을 계속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임직원에게 대규모 성과급도 지급했다. SK텔레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대규모 성과급 지급이 반영된 수치로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분할 전 지급한 성과급 약 1500억 원이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까지 반영됐다”고 밝혔다.
KT 역시 ‘고배당’이 예상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김홍식 연구원은 “KT는 SK텔레콤과 달리 높은 배당금 증액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올해 주당배당금(DPS)이 전년(1700원)보다 10% 이상 늘어난 2000원으로 상향될 것으로 내다봤다.
통신 3사는 ‘배당 잔치’에 대해 ‘주주 환원 정책 강화’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5G 품질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소비자 권익’은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신 3사의 설비투자는 이미 2020년을 정점으로 줄어들고 있다. 실제로 실적을 먼저 공개한 LG유플러스의 지난해 설비투자는 전년 대비 1.5% 감소했다. SK텔레콤에 대해서도 “설비투자 감소세 등 무선 통신사업에 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는 증권가의 분석이 나왔다. 이 때문에 통신 3사가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한 28GHz 대역 5G 활성화에 소극적인 전략을 계속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