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총사퇴 민주당, 비대위 체제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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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표직 사퇴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날 민주당 지도부는 총사퇴하기로 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10일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송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평소 책임 정치를 존중해 왔다”며 “당 대표로서 대선 패배를 책임지고 직을 사퇴하고자 한다. 최고위원들도 함께 사퇴 의사를 모아주셨다”고 밝혔다. 송 대표는 “전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치열했던 대선이 끝났다. 이재명 후보, 너무 고생하셨다. 윤석열 당선인, 축하한다. 국민 통합을 위해 애써 주길 바란다”며 “우리는 투표로 보여 준 국민의 선택을 존중하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윤호중 원내대표, 위원장 맡아
대선 패배 수습·지선 준비 총력

이날 지도부 총사퇴 결의에 따라 민주당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 대선 패배 수습과 함께 6·1 지방선거 준비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당은 11일 윤호중 원내대표를 위원장으로 하는 비대위 출범을 위한 의원총회를 열 예정이다. 비대위 구성안이 의총을 통과하면 중앙위원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윤 원내대표는 후임 원내대표 선출 때까지 비대위원장을 겸임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5월로 예정된 새 원내대표 선출은 이달 25일로 당겨질 전망이다.

민주당이 비대위 체제로 빠르게 변화했지만, 정권 재창출 실패에 따른 책임과 수습 방안을 두고 당내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낙연 총괄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선대위 해단식에서 “날씨는 오늘로 완연한 봄인데 민주당은 어쩌면 겨울로 들어갈지 모른다는 걱정 어린 직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민주당 주류로 평가되는 친문(친문재인) 그룹과 이 후보 측근 그룹으로 볼 수 있는 비주류의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고 관측한다. 일부 친문 핵심 의원과 당내 586 의원들이 이 후보의 선거운동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란 비판이 없지 않았던 터에 역대급 ‘아쉬운 패배’ 결과가 겹치면서 당내 권력투쟁으로 인한 충돌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방선거 주도권 다툼도 분출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당 일부에선 김부겸 국무총리가 당으로 조기 복귀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새 정부 출범에 맞춰 퇴임할 것으로 보이는 김 총리는 당분간 현실 정치와 거리를 둘 것이란 관측이 많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 구심점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얘기다. 현재 총리 공관에서 지내는 김 총리는 퇴임 후 서울 마포구에 있는 전세 아파트에서 당분간 거주하다 경기도 양평에 마련한 전원주택으로 이주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이재명 대선후보를 상임고문으로 위촉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뒤 기자들과 만나 “당에서 이 후보를 상임고문으로 위촉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며 “송영길 대표가 이 후보에게 전화해 ‘상임고문으로 향후 당에 여러 가지 기여를 하고 도와 달라’고 했고, 이 후보가 수락했다”고 말했다. 민지형 기자 oa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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