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탐정 코남] #17. 부산 금정산 ‘진짜 금샘’은 따로 있다?

남형욱 기자 thoth@busan.com ,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 정수원 PD blueskyda2@busan.com , 정윤혁 PD jyh6873@busan.com , 이지민 에디터 mingmin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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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모든 궁금증을 직접 확인하는 '맹탐정 코남'입니다. 황당하고 재미있는 '사건·사고·장소·사람'과 언제나 함께하겠습니다.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를 한 발짝 물러서서 들여다보겠습니다. 진실은 언제나 여러 가지. 유튜브 구독자분들의 많은 제보 기다리겠습니다.


<사건 개요>

높이 800.8m. 부산의 진산 금정산. 백두대간에서 이어진 낙동정맥의 끝자락을 장식한다. 다양한 코스와 아름다운 풍경은 부산 시민과 전국의 등산객을 불러 모은다. 부산 최고봉인 만큼 관련된 전설도 많다. 그중 가장 유명한 이야기가 바로 '금샘'. 높이 솟은 바위에 고여있는 작은 물웅덩이가 여름 뙤약볕 아래에서도, 가뭄으로 논바닥이 쩍쩍 갈라져도, 1년 365일 내내 마르지 않는다는 전설. 바위를 뚫고 물이 샘솟는 걸까? 무슨 원리로 물이 항상 차 있는 걸까?그리고 맹탐정은 금샘의 미스터리를 풀던 중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이야기를 듣게 된다. 바로 우리가 알고 있는 금샘은 금샘이 아니고 진짜는 다른 곳에 존재한다는 주장. 그래서 맹탐정이 직접 금정산 금샘으로 나가봤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금정산 고당봉에는 사람들이 많았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금정산 고당봉에는 사람들이 많았다.

<현장 검증>

'등린이' 금정산을 오르다

정상 고당봉으로 가는 길은 다양하다. 대표적인 등산로는 범어사를 통과해 북문을 거쳐 올라가는 길이다. 왕복 3시간으로 코스는 짧지만, 범어사에서 북문까지 올라가는 바윗길이 험해 초보에게는 힘들다. 맹탐정 일행이 카메라 등 촬영 장비를 가지고 오르기도 힘든 코스다. 그래서 선택한 코스는 금정구 금성동 산성마을까지 자동차로 이동한 후 북문으로 향하는 길이다. 2km 남짓 완만한 경사가 북문까지 계속 이어지는데, 비포장도로지만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고 길의 폭도 넓어 제격이다. 가족들끼리 이른 봄맞이 소풍을 하러 가도 좋은 길이다. 적당히 땀이 흘러 목덜미에 흐를 때쯤 멀리 북문이 보였다. 1시간 정도 걸렸다. 북문 앞에서 잠시 숨을 돌렸다.

북문에서 고당봉 아래까지, 금정산성 성곽이 능선을 따라 복원되어 있다. 북문에서 고당봉 아래까지, 금정산성 성곽이 능선을 따라 복원되어 있다.

금샘을 둘러싼 기록과 전설

북문에서 고당봉으로 가는 길목 '금정산문화탐방지원센터'가 있다. 그곳에서 금정산과 금샘에 관한 이야기를 자세히 듣게 됐다. '세종실록'과 '신증동국여지승람' 등 기록에 따르면, 금정산 서북 산마루에는 바위가 있는데, 이 바위 위에 난 샘은 둘레가 10여 자(약 3m)이고 깊이가 7촌(약 21cm) 정도로 늘 물이 차 있으며 가뭄에도 마르지 않고 금빛으로 빛난다고 한다. 허무맹랑한 부분도 있지만 여기까지가 기록으로 전해지는 사실이다.

금정산에 대해 궁금하다면 '금정산문화탐방지원센터'를 방문해 보자. 우리가 몰랐던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금정산에 대해 궁금하다면 '금정산문화탐방지원센터'를 방문해 보자. 우리가 몰랐던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그리고 전설이 기록에 살을 더한다. 황성진 숲해설사는 "금색 물고기가 오색 구름, 불교에서 말하는 범천을 타고 하늘에서 내려와 샘에서 놀았다는 전설이 있다"며 "금정산(金井山)의 정 자도 우물 정(井)을 쓰며 이 샘에서 따온 걸로 추측한다"고 했다. 이어 "금정산 아래 위치한 범어사도 불경 범(梵) 자에 물고기 어(魚) 자를 쓴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금정산, 금샘, 범어사를 둘러싼 전설이 일맥상통한다는 이야기. 그러면서 "금샘이 마르면 흉년이 든다는 속설도 있다"고 덧붙였다.


고당샘을 지나 금샘으로

마르지 않는 샘, 금샘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정상인 고당봉 쪽으로 올라가야 했는데 이때까지 올라온 길과 차원이 다른 경사가 이어졌다. 약 300m를 올라갔을까? 작은 우물터처럼 보이는 공간이 나타났다. 돌담으로 경계를 이루고 등산객을 위한 작은 벤치도 놓여있다. 위쪽 바위틈에서는 물이 퐁퐁 솟고 있다. 금샘이 아니라 '고당샘'이다. 2017년 리모델링을 거쳐 지금의 모습이 됐다.

고당샘은 온천천과 대천천의 원류이자, 부산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샘'이다. 고당샘은 온천천과 대천천의 원류이자, 부산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샘'이다.

게시판에는 소박한 과거 사진도 있다. 하지만 무시할 수 없는 곳이다. 이 고당샘이 흐르고 흘러 범어사를 지나 온천천을 이루고, 또 다른 갈래는 화명동 대천천을 이룬다. 부산의 대표 도심하천의 발원지다. 고당샘에서 오른쪽 방향, 무릎 높이의 작은 표지판이 눈에 들어왔다. '금샘 가는 길'. 조금 더 가야 한다.


마침내 전설을 만나다

고당샘에서 오른쪽으로 5분 정도. 다행히 멀지 않은 곳이다. 그리고 곧 거대한 바위가 맹탐정 일행을 가로막았다. 여길 넘어야 금샘이 나온다고 한다. 로프를 잡고 바위 위에 올랐다. 눈 아래로 금정산 절경이 펼쳐졌다. 저 멀리 북문이 보였다. 더 멀리 회동저수지까지 보였다. 그리고 낭떠러지 아래 우뚝 솟은 바위 끝부분, 신기하게도 물이 찰랑거리고 있다. 부산시 기념물 제62호. 금샘이다.

드디어 금빛 물고기가 놀았다는 전설의 금샘을 만났다. 드디어 금빛 물고기가 놀았다는 전설의 금샘을 만났다.

노을이 들면 금빛으로 물든다고 하니 그림 같은 풍경이 머릿속에 펼쳐졌다. 진귀한 광경에 한동안 말을 잃었다. 정신을 차리고 마르지 않는 금샘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가까이 가보기로 했다. 금샘이 있는 곳까지 엉금엉금 네발로 기어갔다. SNS에는 서서 찍은 사진도 많던데… 겁 많은 맹탐정에게는 불가능했다. 금샘의 크기를 재봤다. 지름은 120cm 정도. 신증동국여지승람 등에 기록된 수치와 비슷했다.

직접 줄자를 들이대 크기를 재봤다. 세로 약 120cm, 가로는 140cm 정도다. 직접 줄자를 들이대 크기를 재봤다. 세로 약 120cm, 가로는 140cm 정도다.

마르지 않는 샘? 증발하지 않는 샘!

먼저 물이 솟을 만한 구멍이 있는지 찾아봤다. 당연히 없다. 상식적으로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바위틈에서 중력을 거스르고 물이 샘솟을 수는 없다. 들리는 말로는 ‘물이 마르면 인위적으로 채워놓는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이 있단다. 황성진 숲해설사는 "그런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며 "한때는 금샘을 관리하는 직원도 따로 있을 정도로 신경을 쓰는 곳"이라고 말했다. 진짜 전설처럼 하늘에서 물고기가 내려온 걸까?

지난주 내린 비의 영향으로 금샘에는 물이 가득했다. 지난주 내린 비의 영향으로 금샘에는 물이 가득했다.

어느 정도 하늘 탓도 있다. 고여있는 물의 정체는 성수도 아니고, 생수는 더 아니고 '빗물'이다. 부경대학교 박맹언 명예교수가 마르지 않는 금샘의 비밀을 추측했다. 그는 "금샘은 물이 솟구쳐 마르지 않는 게 아니라, 다른 곳보다 쉽게 증발하지 않는다고 하는 게 정확한 표현"이라고 했다. 이어 "해안에서 올라오는 다습한 공기층이 금정산 쪽으로 상승하며 기온차로 인해 응결되기 쉬워 금방 마르지 않는다"며 "물을 담고 있는 암석도 풍화로 점토화가 진행되는 중이기 때문에 물이 빨리 증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비가 오지 않거나 무더운 여름에는 금샘도 마른다. 황 해설사는 금샘이 마른 사진을 맹탐정에게 보여줬다. 그러면서 "지난주 금정산에 눈이 내려 오늘은 금샘에 물이 가득하다"고 했다.

비가 안 오면 금샘도 메마른다. 비가 안 오면 금샘도 메마른다.

토르와 나마

마블의 캐릭터 '토르'가 아니다. 금샘의 비밀을 밝혀줄 지질학적 용어다. 이 물웅덩이는 풍화혈 중 하나인 나마(Gnama)라고 한다. G는 묵음이다. 어원은 오스트레일리아 아보리진의 언어로 '구멍'이라는 뜻이다. 풍화혈은 암석의 작은 틈이나 오목한 곳에 빗물이 고이면서 그 부분이 계속 풍화되어 만들어지거나, 혹은 물을 많이 함유한 토양이 암석과 함께 오래 지하에 있다 지표로 드러나면서 침식돼 생성된다. 이 중 바위의 표면에 만들어진 것을 나마라고 하며 특히 화강암, 기반암이 노출된 석산의 정상부에 집중적으로 발달해있다.

금샘과 금정산의 다양한 기암괴석들은 지질학적으로 충분히 설명 가능하다. 금샘과 금정산의 다양한 기암괴석들은 지질학적으로 충분히 설명 가능하다.

토르는 화강암이 기계적 풍화작용을 일으켜 만들어지며 '똑바로 서 있는 돌탑'을 말한다. 북문에서 고당봉을 따라 크고 작은 바위들이 마치 성곽처럼 독특한 지형을 형성하고 있는데 바로 이게 토르다. 따라서 금샘의 정체를 지질학적 용어로 풀어 말하면 '토르 위 나마'로 정리된다.


수십 아니 수백 개의 금샘.

우리나라의 전체 국토의 30%를 구성하고 있는 암석은 화강암이다. 단일 암석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이 말은 금정산의 금샘과 같은 현상이 전국 어디에나 발생한다는 말이다. 실제로 전라남도 월출산 구정봉의 이름은 꼭대기에 있는 '9개의 웅덩이(九井)'에서 유래했다. 가장 큰 것은 지름이 3m가 넘는데, 크기에 걸맞게 용이 살았다는 전설이 있다. 이 웅덩이 역시 화강암이 오랜 세월의 풍화작용으로 형성된 풍화혈 나마다.

금샘 근처 '미니 금샘'에도 물이 가득하다. 금샘 근처 '미니 금샘'에도 물이 가득하다.

금정산에도 물웅덩이가 여러 개다. 금샘에 가기 위해 로프를 타고 올라가는 바로 그 바위에도 작은 물웅덩이가 있다. 맹탐정 일행 중 한 명은 한 뼘 남짓한 크기의 작은 웅덩이를 금샘으로 착각하기도 했다. 또 금샘 근처 바위 위에서도 작은 물웅덩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유구한 세월이 흐르면 금정산에도 '9 금샘'이 생길 수도 있다는 말이다.


현재 금샘은 금샘이 아니다?

비밀 같지 않은 비밀을 해결하고 찝찝하게 마무리하려는 찰나. 재미있는 이야기에 귀가 쏠렸다. 박맹언 교수가 통화 중 대뜸 "지금 우리가 말하는 금샘이 진짜 금샘 맞습니까? 이상하지 않나요?"라고 했다. 샘, 우물이라고 이름이 붙으려면 물이 계속 솟아야 할 텐데, 금샘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이어 "60~70년도 우리가 어릴 적 금샘이라고 부르며 놀던 곳은 다른 장소"라며 "지금의 금샘은 요강처럼 생겨서 요강 바위라고 불렀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언제부터 금샘이라고 불리게 된 걸까? 금샘이라는 이름은 조선 시대 때부터 내려오던 이름이 아니다. 금샘으로 명명된 시기는 생각보다 이른 1990년대다. 지역의 한 언론사에 따르면 1991년 5월 '부산을 가꾸는 모임' 서세욱 회장이 금정산에 전해지는 전설의 실체를 확인하고, 이 물웅덩이를 '최초'로 금샘이라고 이름 지었다고 한다. 이후 관공서 등에서 쓰이며 널리 퍼져 나갔다고.

금정산 금샘과 같은 자연 현상은 전국 어디에서나 쉽게 발견된다. 금정산 금샘과 같은 자연 현상은 전국 어디에서나 쉽게 발견된다.

또 <부산일보> 1991년 9월 26일 자 '자연이 죽어간다-금정산' 특별좌담회 기사에 따르면, 한 참가자는 이렇게 말했다. "최근 금정산 금샘이 시민에게 공개됐다, 1000년 전의 유물이 오늘날까지 살아있다는 것은 신비로운 일"이라고. 달리 말하면 그전까지 사람들은 금샘의 위치와 존재를 몰랐다는 말. 세종실록이나 신동국여지승람에도 풍화혈 중 나마를 이야기를 하고 있을 뿐, 이를 '금샘'이라고 명명하지는 않았다. 어쩌면 우리는 지금까지 엉뚱한 곳을 금샘이라고 부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조금 더 정확한 이야기가 필요하다.


진짜 금샘은 OOO 이다.

부산 산악계의 '거인'들을 만났다. 사단법인 부산산악포럼의 최욱(88) 초대 대표와 양철모(81) 부산교육대학교 명예교수다. 어렸을 때부터 두 원로 모두 금정산을 제집처럼 드나든, 부산 등산계의 살아있는 교과서라고 말할 수 있는 분들이다.

최욱 전 대표는 최욱 전 대표는 "진짜 금샘의 위치를 부산사람들이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욱 전 대표는 "부산 사람들은 금샘의 위치를 잘못 알고 있다"며 "현재의 금샘은 금샘이 아니다"고 딱 잘라 말했다. 그리고 "나의 아버지로부터, 할아버지로부터 '금샘'이라고 불렸던 장소는 따로 있다"라며 "모습은 달라졌지만, 오늘날 고당샘이라고 불리는 그곳이 바로 금샘"이라고 했다. 이어 "과거 금샘에는 물고기도 살았는데 햇살에 비친 피라미들이 금빛으로 빛났다"고 했다. 금정산에 물고기라니? 지금은 상상 할 수 없다. 하지만 과거 북문 근처에는 커다란 내천이 있었고 거기서 피라미들이 금샘까지 거슬러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어쩌면 '금빛 물고기' 전설의 정체는 햇살에 비친 피라미가 아닐까?

양철모 명예교수도 고당샘이 금샘이라는 의견에 힘을 보탰다. 그는 "지금 금샘은 샘도 아니고 우물도 아니다"며 "물이 샘솟지 않는데 어째서 샘이라는 이름이 붙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당샘이야 말로 과거 물이 흘러넘쳤던 진짜 금샘"이라고 말했다.


무심코 지나쳤던 고당샘이 진짜 금샘이라는 주장.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무심코 지나쳤던 고당샘이 진짜 금샘이라는 주장.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전설을 둘러싼 ‘썰전’

그렇다고 해서 두 원로가 금정산의 전설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다만 금샘을 대하는 데는 의견 차이를 보인다. 먼저 양 교수는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빼어난 풍경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현재 금샘의 가치를 인정한다"며 "다만 금샘의 정확한 위치는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라고 말했다. 반면 최 전 대표는 "50년의 세월 동안 가슴에 품고 있던 금샘의 진짜 위치를 알리게 되어 답답했던 가슴이 뚫린다"며 "세월이 흐르며 변질한 기록은 바로 잡아야 하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잘못된 장소가 금샘이라고 불리며 유명해질 무렵, 진짜 금샘의 위치를 나서서 알리지 못한 게 후회된다"고 덧붙였다.

현재의 고당샘은 2017년 벼락 맞은 고당봉 표석 재건을 위해 마련된 시민 성금으로 조성됐다. 그러나 모금을 주도한 '고당봉표석추진위'가 해산되자 관리 부실로 이어져 '낙서 테러'를 당하기도 했다. 최 전 대표의 의견대로 라면 진짜 금샘은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엉뚱한 물웅덩이를 전설로 떠받들고 있는 셈이다.

마르지 않는 샘이라는 문구만 놓고 봐도 고당샘이 금샘으로 더 적합하다. 고당샘이 온천천과 대천천의 원류라는 점도 금샘보다 신화적 위치에 오르기 더 적절해 보이기도 한다.


금정산 고당샘에 설치된 시설 기둥이 누군가의 낙서로 훼손된 채 2019년 5월 19일 발견되기도 했다. 금정산 고당샘에 설치된 시설 기둥이 누군가의 낙서로 훼손된 채 2019년 5월 19일 발견되기도 했다.

<사건 결말>

이런 게 '스토리텔링' 아닐까?

현재의 금샘은 금샘이 아니고, 고당샘이 금샘이라는 주장. 수십 년의 세월 동안 엉뚱한 장소를 금샘으로 추앙했다는 내용. 주류의 의견과 다르다고 해서, 현재의 금샘을 부정한다고 해서 백안시하지는 말자. 전설도 결국 하나의 '썰'일 뿐이다. 전설을 떠받들 필요도 없고 전설과 다르다고 해서 무시할 이유도 없다. 솔직히 말하면 맹탐정 입장에서는 이런들 저런들 아무래도 좋다. 중요한 건 작은 물웅덩이 하나를 두고 이처럼 '스토리텔링' 콘텐츠가 넘쳐 흐른다는 사실. 바로 그 자체다. 금정산과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를 발굴하고 알리는 게 더 중요하다. 그런 관점에서 소수의 의견들이 묵살되지 않고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보다 체계적인 역사적 분석이 뒷받침되면 더 좋고. 부산의 진산 금정산과 금샘에 얽힌 전설을 취재하며 금정산을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가 됐다. 부산에 더 애정이 생겼다. 이거면 충분한 일 아닐까?


남형욱 기자 thoth@busan.com ,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 정수원 PD blueskyda2@busan.com , 정윤혁 PD jyh6873@busan.com , 이지민 에디터 mingmini@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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