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통 사태’ 겪은 동백전, 택시·배달앱까지 연쇄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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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동백택시 직접결제만 가능하다는 메시지. 동백전 앱 캡처

부산 지역화폐 동백전이 먹통 사태(부산일보 4월 4일 자 2면 보도) 끝에 재개됐지만 연계 플랫폼 서비스 가입자들은 매출 피해를 호소했다. 일부 기능 오류도 계속됐다. 이번 사태가 일시적인 중단을 넘어 지역화폐 안정성에 대한 신뢰도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4일 동백전 운영대행사 부산은행에 따르면 동백전 서비스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재개시돼 정상 작동 중이다. 앞서 지난 1일 동백전은 코나아이에서 부산은행으로 대행사가 교체되는 과정에서 시스템 장애가 발생해 사흘간 운영이 중단됐다.


곡절 끝에 4일 오전 9시 재개
중단 기간 동백택시 콜 72%↓
동백통 사용 자영업자도 불만
서비스 재개에도 일부 오류 여전
소액 충전·구형 휴대폰 미작동
동백택시 자동 결제는 11일부터

사흘간의 운영 중단으로 동백전과 연계된 서비스 플랫폼에 가입한 택시기사들과 자영업자들은 매출 피해를 호소하고 나섰다. 부산개인택시조합 측에 따르면 동백전 서비스가 중단된 지난 1일부터 3일 사이 동백택시 콜은 대폭 줄어들었다. 지난 1일 동백택시 콜은 3553개로, 전주 금요일 25일 1만 2692개에 비해 약 72%나 급감했다.

부산개인택시조합 김호덕 이사장은 “나들이객이 많은 주말 벚꽃시즌 대목에 콜이 반토막 이상 급감해 매출 손해가 막심하다”며 “동백전 대행사가 앞으로 이런 사태가 반복되지 않을 거란 보장을 해줘야 믿고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배달앱 동백통을 사용하는 자영업자들도 피해를 호소했다. 부산 중구 보수동의 한 치킨집에서 근무하는 차 모(60) 씨는 “지난 주말 동백통 주문은 단 한 건도 들어오지 않았다”며 “가뜩이나 동백통이 덜 알려져 이용자가 적은데, 초반부터 오류가 나니 아예 발길을 돌릴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재개시된 동백전 서비스에서도 일부 기능 오류가 여전했다. 현재 일부 매장에서는 동백전 카드 결제가 되지 않고, 동백전 앱에서는 100원 단위 소액충전과 자동충전 기능이 오류를 빚고 있다. 오래된 운영체제 버전의 구형 핸드폰에서는 동백전 앱이 구동되지 않는다는 불만도 제기된다. 김 모(62·연제구 연산동) 씨는 “새로 앱을 다운받으려고 하니 호환되는 기기가 아니라는 알림이 뜨더라”라며 “노인들은 대부분 구형 핸드폰을 사용하는데 노인들은 동백전을 사용하지 말라는 것이냐”고 말했다.

혼란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동백택시는 당분간 앱에 등록된 동백전 카드로 자동결제가 되지 않고 현장에서 실물카드로 결제를 해야만 한다. 시범 운영 등에 시간이 소요돼 오는 11일부터 자동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택시 기사 심 모(63) 씨는 “동백전 앱 서비스 일부라도 작동이 안되면 이용자들은 빠르게 다른 플랫폼으로 옮겨간다”며 “이번 사태로 소비자들이 동백전 브랜드 자체를 외면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경실련 도한영 사무처장은 “반복되는 앱 오류는 ‘동백 브랜드’ 신뢰를 떨어트리는 일”이라며 “앱 오류가 발생하면 결국 자영업자들과 시민들이 피해를 보기 때문에 지자체가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동백전 플랫폼을 다시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일부 앱 기능 오류에 대해 서비스 업그레이드를 준비하고 있고, 개통 지연에 따른 자영업자의 피해에 대해서는 내부 절차에 따라 보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은샘·나웅기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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