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장제원 “설계 과정서 공기 단축 ‘엑스포 전 가덕신공항 개항’ 챙길 것”
장제원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이 2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진행된 <부산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정권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2030부산월드엑스포를 유치하겠다는 것이 윤 당선인의 강력한 의지”라고 말했다. 김종호 기자 kimjh@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인 장제원 의원이 2일 비서실장을 맡은 이후 처음으로 <부산일보>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2030부산월드엑스포(이하 부산월드엑스포) 등 지역 현안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자타공인 윤 당선인의 최측근인 장 의원은 윤 당선인의 전폭적인 신임 아래 인수위 각종 현안을 주도하면서 부산 현안에 대해서도 깊숙이 관여해왔다. 인수위 내에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 태스크포스(TF)가 만들어지고, 대통령실에 전담 비서관(미래전략비서관)이 신설돼 ‘대통령 어젠다’로 추진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진 것도 그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는 게 지역 정치권의 평가다. 다음 주 새 정부가 출범하면 국회로 복귀하는 장 의원은 “윤 당선인이 지금껏 보였던 평상심, 인내, 공정과 통합에 대한 열망 등을 볼 때 적어도 집권 기간 권력 사유화와 부정부패는 없을 것”이라며 “지금처럼 소탈하게 국민 목소리를 경청하는 대통령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다음은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에서 가진 장 의원과의 일문일답.
▶구체적 로드맵 가지고 있어
부산에 인재 머물도록 할 것
▶의혹 제기 장관 후보자
청문회 끝나면 종합적 판단
▶당선인에게 바라는 점
국민 목소리 경청하는 대통령
▶검수완박 국민투표 제안
거대 당이 입법 전횡… 상징적
-인수위에서 부산월드엑스포에 상당한 공을 들여왔다.
“부산월드엑스포는 부산을 서울과 함께 국가발전의 양대 축으로 키워 국가균형발전을 앞당기는 핵심 프로젝트다.”
-그렇다면 부산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한 인수위 성과 무엇이 있었나?
“우리나라 5~10대 대기업들이 가진 글로벌 통상 네트워크가 굉장히 강한데, 지금까지 (재계에서)엑스포 유치에 역할을 잘 못해왔다. 그래서 윤 당선인이 직접 경제계를 대표하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소통해 공동 유치위원장 수락을 받았다. 또 경제계에서 부산월드엑스포 유치지원조직을 별도로 만들 예정이다. 여기에서도 최 회장이 역할을 맡고, 국내 5~10대 기업 총수들도 힘을 모아 부산월드엑스포 유치에 힘을 쏟는 걸로 가닥을 잡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향후 유치 구상은.
“민간에서 열심히 하더라도 ‘대통령 어젠다’로 진행돼야 힘을 받을 수 있다. 이성권 부산시 정무특보 요청으로 지난주 박형준 부산시장을 만났다. 박 시장은 대통령실에서 부산월드엑스포 유치전을 이끌어갈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래서 어제(1일) 밤 윤 당선인께 이런 내용을 보고했고, 그 결과 수석급 정책기획관실 산하에 미래전략비서관을 신설, 김윤일 부산시 경제부시장을 발탁하기로 했다. 미래전략비서관은 사실상 부산월드엑스포를 전담한다. (당선인의)지역균형발전에 대한 약속을 지키는 자리다. 또 정책기획관실 기획비서관으로 박성훈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도 지명할 예정이다.”
-가덕신공항 2029년 개항 또한 부산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한 핵심인데, 사전타당성조사 결과는 힘든 것으로 나왔다.
“부산월드엑스포 개최 전 개항이 불가능하다고 예단할 수 없다. 국토교통부 측에 설계 공법이 굉장히 많이 발전돼 있으니 설계 과정에서 이런 점들을 충분히 반영해 공기를 단축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의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요청해 놓은 상태다. 미래전략비서관실에서도 당연히 챙길 것이다.”
-윤 당선인이 약속한 KDB산업은행 부산 이전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윤 당선인이 인수위 초반 언론을 통해 이야기했다시피 산업은행 부산 이전에 대한 의지가 굉장히 강하다. 후보 시절 공약에 이어 구체적인 로드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부산 시민들이 기대하셔도 좋다.”
-로드맵은 무엇인가? 임기내 산은 이전 가능하다고 보나.
“그렇다. 지방선거가 끝나면 차근차근 추진한다. 윤 당선인이 강조한 ‘서울-부산 양대 축을 통한 국가균형발전’ 핵심이 부산의 금융과 물류가 발전하는 것이다. 과거처럼 예산 시즌에 얼마 받아왔다 정도로는 부산을 혁신적으로 발전시킬 수 없다. 그래서 당선인은 부산에 사람, 즉 인재가 머물수 있도록 해야된다는 생각이 강하다.
-윤 당선인이 '서울-부산 양대 축 구축'에 강한 의지를 가진 이유는.
“당선인의 공정 가치는 대한민국 어디에 살든 내 삶을 풍요롭고 가치 있게 살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서울이 발전하면서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 더해 강원 춘천, 세종특별시 등까지 혜택을 입었다. 이처럼 부산이 새로운 축이 돼 부울경 메가시티를 통해서 중원인 충청에서 양축이 만날 수 있도록 한다면 진정한 지역균형발전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게 당선인 생각이다.”
-여러 의혹이 제기된 일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고 있나.
“시스템이 완전히 갖춰진 상태에서 후보자들에 대한 검증이 이뤄진 게 아니었다. 검증팀이 있었지만 인원 등 한정된 상황에서 진행됐기 때문에 100% 완벽하다고 말할 수 없다. 다만 추천팀과 검증팀을 완전히 분리해 누가 추천했는지도 알 수 없도록 하는 등 최선을 다했다. 지명 이후 언론 의혹 제기에 청문회까지 국민들의 검증 과정이라고 본다. 당선인도 언론과 청문회에서 제기된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하라고 지시했고 끝나면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다. ”
-대선 후 두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당선인의 국정 운영을 예상한다면.
“윤 당선인은 대선 결과 발표 당일부터 취임을 앞둔 지금까지 ‘업’되거나 하는 감정적인 동요가 전혀 없었다. 평상심을 유지해 왔다는 것이다. 또 180석 거대 야당 등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인내가 가장 중요한데, 그런 부분도 갖췄다고 느꼈다. 당선인은 5년 정권 동안 자신이 해야 될 일에 대해 명확히 알고 계신다. 경제 등 전문 영역에서는 좋은 인재를 발탁해서 책임과 권한을 주고, 자신은 공정과 통합, 룰에 승복하는 문화 등 소셜 캐피털(사회적 자본)을 확고히 구축해 이를 발판으로 국가가 다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철학을 확실히 갖고 있다. 그래서 좋은 인재를 쓰고 싶어한다.”
-그렇지만 1기 내각 인선은 지나치게 ‘엘리트 관료’ 위주라는 지적이 있다.
“이미 국민들께서 파격적인 대통령 인사를 단행했다. 정개 입문 8개월 만에 제1야당 대통령 후보가 됐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전무후무한 일이다. 따라서 윤석열 정부 1기 내각에는 전문성와 안정성에 무게를 뒀다. 대신 실무진에는 젊은 인력을 배치한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가 끝날 때에는 다음 정권,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수 있는 인력들로 성장할 것이다. 그것이 윤석열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이다. 지켜봐달라.”
-윤 당선인이 정무수석으로 개인적 인연이 없는 이진복 전 의원을 내정한 배경이 무엇인가?
“정무는 왕도가 없다. 정무는 진심이고 진정성이고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묵묵하게 상대에게 신뢰를 주고 진정성으로 야당을 대하는 분이 정무수석으로 적임자가 아니겠나. 이 전 의원이 가진 온화함과 부드러움, 상대에 주는 신뢰감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했다.
-당선인이 대통령 비서실장 자리를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모든 과정을 말할 수 없지만, 당선인 비서실장을 맡을 당시 ‘대통령실로 모셔다드리고 조용히 돌아가겠다. 그걸 허락해달라. 충심을 가지고 하겠다’고 이미 이야기했다.
-당선인 비서실장이 이번처럼 지역 현안을 적극적으로 챙긴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부산 사상구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했을 때 지역 주민들이 제 손을 따뜻하게 잡아줬다. 그 덕분에 3선 반열에 올랐다. 장제원에 대한 기대감으로 여기까지 성장시킨 지역 주민과 부산 시민에게 보답하는 게 당연하다. 윤석열 정부 5년간 대통령과 부산을 잇는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 실망시키지 않겠다”
-윤 당선인에 바라는 점이 있나?
“대통령에 취임하면 더 많은 정보와 사람들에 둘러싸인다. 이 때문에 대통령이 되면 달라진다고들 이야기한다. 최근 윤 당선인이 갑자기 삼겹살을 먹자며 인수위 근처 아무 식당에 들어갔다. 이런 게 윤 당선인이 가진 장점, 소탈함이다. 이런 자리에서 마음을 열어놓고 서로 소통한다. 대통령이 돼서도 국민 목소리도 경청하는 대통령이 됐으면 한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대담에서 집무실 이전에 공개 반대해 논란이 됐다.
“무엇 때문에 그렇게 불안하신지 모르겠다. 차기 대통령을 존중하고 잘 될 수 있도록 축복해주는 게 국민들이 바라는 전임 대통령 모습일 것이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회동했을 당시 저와 유영민 비서실장이 배석하지 않았나. (문 대통령은 당시)집무실을 어디로 옮길지는 당선인의 선택이라고 말씀해주셨다. 그래서 구중궁궐 권위주의 시대 상징인 청와대를 국민께 돌려드리려는데, 왜 이렇게 후임 대통령을 축복하지 못하는지 그 옹졸함은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겠다.”
-국회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과 관련, 국민투표를 제안했는데.
“이번처럼 거대 야당이 입법을 전횡하고, 헌법 일탈 법안을 강행했을 때 저희가 할 수 있는 수단이 국민께 물어보는 방법 말고는 없다. 이런 맥락에서 상징적인 차원으로 국민투표를 언급한 것이다. 투표인 명부 작성이 안 돼 국민투표 실시가 불가능하다는 점은 국회에서 개정돼 대통령이 직접 국민에 물을 수 있는 권한을 줘야 한다.”
-정치인 장제원에게 두 달간의 인수위 소회를 말해달라.
“정치인 개인으로 엄청난 경험이었다. 이번 기회를 통해서 좋은 정치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하나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생각이다. 이제 국회로 돌아가 윤석열 정부가 잘 될 수 있도록 뒷바라지할 계획이다. ”
-인수위가 끝나고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일단 푹 자고 싶다. 두 달 동안 새벽 2시에 집에 들어가서 새벽 6시에 나왔다. 특히 지역 주민들을 만나고 싶다. 당분간 부산에 머물면서 주민들을 만나뵙고 열심히 일한 것들을 보여드리고 싶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