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싹쓸이’민주당, 5곳 모두 국힘과 진보당에 패배
울산 기초단체장 결과
더불어민주당 일변도였던 울산의 정치 지형이 대부분 국민의힘으로 교체됐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울산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울산 5개 구·군 가운데 중·남·북구와 울주군 4곳을 차지했고, 나머지 동구는 진보당이 탈환해 재기의 불씨를 살렸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5개 단체장을 휩쓸며 압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동구청장 진보당 김종훈 당선
국힘,광역·기초 의원서도 압승
2일 울산시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중구는 국민의힘 김영길, 남구 국민의힘 서동욱, 동구 진보당 김종훈, 북구 국민의힘 박천동, 울주군 국민의힘 이순걸 후보가 당선됐다.
우선 울산 정치 1번지 중구에서는 민주당 박태완 후보가 현직 프리미엄을 바탕으로 재선을 노렸지만, 전통적인 보수 텃밭인 데다 지역에서 잔뼈가 굵은 김영길 후보를 넘어서지는 못했다.
울산의 금융·상업 중심지 남구에선 지난해 재선거에서 당선한 국민의힘 서동욱 후보가 민주당 이미영 후보를 크게 앞서 일찌감치 승리를 확정 지었다.
‘노동운동의 메카’로 꼽히는 조선업 도시 동구에서는 진보당 김종훈 후보가 국민의힘 천기옥 후보를 누르고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2011년 재·보궐선거에서 동구청장에 당선한 적 있는 김 후보는 11년 만에 진보정당이 배출한 전국 유일 기초단체장이 됐다. 김 후보는 진보정당 단일 후보로 선거에 나섰고, 민주당 정천석 후보가 선거운동 막바지에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국민의힘 천기옥 후보와의 맞대결이 성사돼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정의당 후보 간 3파전으로 치러진 북구 역시 지난 대선에서는 영남지역 기초단체 중 유일하게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후보를 앞섰던 곳이지만, 이번에는 국민의힘 손을 들어줬다. 북구도 동구와 함께 노동자 표심이 강한 지역으로 꼽히나, 민주-진보 후보 간 단일화 협상이 무산되면서 지역에서 유일하게 3자 구도가 형성됐고 결국 ‘보수 탈환’으로 귀결됐다.
도농복합지역인 울주군에서는 현직 민주당 이선호 후보와 국민의힘 이순걸 후보가 4년 만의 리턴매치를 벌였다. 지난 선거에서 4.44%포인트(P) 득표율 차이로 석패했던 이순걸 후보는 4년 만에 17%P가 넘는 큰 격차로 지난 패배를 설욕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광역·기초의원 선거에서도 압승을 거뒀다. 모두 19명을 뽑는 지역구 광역의원 선거에서는 19석 모두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다. 정원 3명의 비례대표 광역의원 선거에서는 국민의힘이 2석, 민주당이 1석을 나눠 가졌다.
모두 44명을 선출하는 5개 구·군 기초의원 선거에서는 국민의힘 25명, 민주당 17명, 진보당 2명이 각각 당선했다. 정원 6명의 비례대표 기초의원은 국민의힘 5명, 민주당 1명이 각각 뽑혔다.
국민의힘 울산시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정통 보수의 텃밭을 회복하는 데 성공했으나 당내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일부 정치인의 과욕, 새로운 인물의 부재 등은 해결과제로 남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대로 민주당은 이번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단 1곳도 수성하지 못한 채 당의 존립 기반마저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권승혁 기자 gsh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