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집하는 우익… 아베 숙원 ‘평화헌법 개정’ 속도 낼 듯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일본 정국 어디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야마가미 데쓰야가 10일 오전 검찰로 송치되며 모습을 드러냈다. 교도연합뉴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야마가미 데쓰야가 10일 오전 검찰로 송치되며 모습을 드러냈다. 교도연합뉴스

아베 신조 전 총리의 피살 충격 속 일본에서는 10일 참의원 선거가 치러졌다. 아베 전 총리에 대한 동정 심리가 더해지면서 연립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이 거뜬히 과반 의석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익 세력이 결집할 경우, 선거 이후 아베의 생전 숙원인 평화헌법 개정 논의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본은 10일 일본 국회 상원에 해당하는 참의원 선거를 진행했다. 참의원은 임기가 6년으로 3년마다 절반씩 나눠 선거를 치른다. 참의원의 현재 의석수는 248석으로 이 중 절반인 125명(비례대표 포함)을 이번 선거에서 새로 선출한 셈이다. 나머지 절반은 3년 뒤에 선거를 치른다.


참의원 선거서 여당 완승 예상

아베 피습 ‘동정표 작용’ 분석

‘개헌 세력’ 의석 확보는 무난

추진 동력 얻을지는 지켜봐야


현지 언론은 이날 선거 결과를 앞두고 여당의 완승을 일제히 예상했다. 요미우리신문, 아사히신문, 마이니치신문 3사의 7월 여론조사에 따르면 자민당과 공명당의 선거 후 총 의석수는 133~150석으로 예측됐다.

선거 전 여당 의석수는 139석(자민당 111석, 공명당 28석)으로 선거 후에도 여당이 무난히 과반을 이어갈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이번 선거는 이틀 전 벌어진 아베 전 총리의 피습 사고의 영향이 불가피했다. 자민당 내 최대 계파를 이끌어 온 일본 최대 우익 정치인이 유세 도중 숨지면서 동정표가 적잖이 몰렸을 것으로 평가된다. 애도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중도 표심도 여당 쪽으로 흘러갔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선거 직후 그간 아베 전 총리가 외쳐 왔던 평화헌법 개정 논의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자민당 내 대표적 우익 인사인 아베 전 총리는 재임 중 국제분쟁의 해결 수단으로 군대보유 금지, 교전권 불인정 등이 명시된 평화헌법의 개정을 추진해 왔다. 집권 2기 때는 일본을 전범국가에서 보통국가로 전환시키기 위한 여러 조치를 했지만, 평화헌법 개정엔 실패했다. 이 과정에서 과도한 우경화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현지에서는 내년에 중의원·참의원에서 헌법심사회를 연 뒤 2024년 개헌안 발의, 2025년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개헌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개헌안을 발의하려면 중의원과 참의원에서 각각 의원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하는데, 현재 자민당과 공명당은 물론 야당인 일본유신회, 국민민주당 등이 헌법 내 자위대의 역할을 명시하는 방향의 개헌에 동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에 따라 일본의 안보력 증강과 개헌이 이번 선거의 핵심 이슈 중 하나로 부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개헌이 강력한 추진 동력을 얻을지는 불투명하다. 선거 이전에도 ‘개헌 세력’ 의석이 충분해 추진이 가능했지만, 그때마다 평화헌법을 지켜야 한다는 여론에 부딪혔다. 개헌 세력 안에서도 큰 틀의 방향에는 동의하지만 개헌의 세부 내용을 놓고는 견해차가 큰 것으로 전해졌다. 개헌의 구심점 역할을 해 온 아베 전 총리의 부재도 큰 변수가 됐다.

한편 아베 전 총리의 사망과 참의원 선거 등으로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정치 인생도 변곡점을 맞았다. 아직 자민당 내 아베 전 총리의 확실한 후계자가 나타나지 않은 상황에서 당권을 장악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아베 전 총리의 그늘을 벗어나 향후 3년간 소신 정치로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낼지도 주목된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

    당신을 위한 뉴스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