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구속·유동규 폭로에 與 “이재명 ‘검은 돈’ 드러나…민주당 ‘손절’이 살 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 21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비리’ 관련 1심 속행 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22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구속,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폭로’ 등에 대해 “이재명 대표의 ‘불법 대선 자금’ 의혹의 진실이 드러나고 있다”면서 민주당을 향해 이 대표와 빨리 ‘손절’하라고 공세를 취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 대표가 남긴 검은 돈의 흔적은 거대 야당의 의석으로도 지울 수 없다”며 “이 대표는 이제 방탄막이에서 나와 검찰 수사에 전향적으로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의 최측근인 김 부원장은 이날 새벽 이 대표의 대선자금 명목으로 8억 원대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김 부원장은 유 전 본부장, 정민용 변호사와 공모해 지난해 4∼8월 대장동 개발 민간업자 남욱 변호사에게 4회에 걸쳐 8억 4700만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고 있다. 여기에 최근 구속 기간 만료로 풀려난 유 전 본부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 측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에 대해 “이 대표가 모를 리가 있겠느냐. 10원 한 장 받은 거 없다? 내가 검찰에서 다 이야기할 것”이라며 이 대표의 비리 내용을 다 밝히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작은 돌멩이 하나 던졌을 뿐, 시작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자신은 물론 여러 곳에서 더 엄청난 폭로가 이어질 것임을 시사하면서 정치자금을 일체 받은 적 없다라는 이 대표를 향해 “정말 큰 돌이 날아가면 어쩌려고 하느냐”고 이 대표 관련 비리가 더 많다는 뉘앙스로 말했다. 그러면서 “그냥 같이 지은 죄는 같이 벌을 받고. 내가 안 한 거는 덮어 쓰면 안 되고. 이재명(대표) 명령으로 한 거는 이재명이가 써야 될 것이고. 그렇지 않나. 이게 맞는 거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 수석대변인은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시작된 검은 돈의 흐름이 이 대표의 분신인 김용 부원장에게 흘러들어간 경위가 만천하에 알려졌다”며 “이 대표가 ‘사탕 하나 받은 것이 없다’고 하지만 돈을 만든 자, 돈을 운반한 자, 돈을 전달한 자가 이구동성으로 같은 이야기를 하는데 이를 혼자 아니라고 부정하는 모습이 괴기스럽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난 2014년 성남시장 선거 때 대장동 일당이 정진상 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에게 건네졌다는 5000만 원의 진위여부도 그 진실이 곧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며 “이 대표는 최측근인 김용 부원장, 정진상 실장에 대한 수사망이 좁혀오자 이를 반전하겠다며 특검 카드를 꺼내들었다. 물론 지난 대선 과정에서 지연작전에 불과했다는 것이 증명된 그 작전”이라고 비꼬았다.
국민의힘 장동혁 원내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김용은 이 대표 스스로 최측근이라고 인정했다”며 “대선 자금 8억원의 종착지가 어디인지 국민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이제 사람들의 손끝은 하나같이 이 대표를 가리키고 있다”고 이 대표를 겨냥했다. 장 원내대변인은 “정치 보복(이라고 주장하는) 호미로도, 특검이라는 가래로도 더 이상 막을 수 없다”며 민주당에 대해선 “이 대표와 함께 맨몸으로 사법 리스크의 용광로에 뛰어들지 말고, 민생으로 돌아오라”고 했다.
같은 당 김기현 의원 역시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대선에서 지면 감옥에 갈 것’이라던 이스트라다무스(이재명)의 예언이 이제 실현되고 있는 것 같다”며 “본래 죄 지은 사람은 자기 죄의 심각성을 누구보다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운명을 가장 잘 예상하기 마련”이라고 비꼬았다. 이어 “어제 유동규 전 본부장은 ‘내가 지은 죗값은 받겠지만 그 사람들이 지은 죄는 그 사람들이 벌 받을 것이다’라고 매우 의미심장한 말을 던지기도 했다”라며 “정진상, 김현지에 대한 수사도 꼭 필요하다. 꼬리가 길면 밟힐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 역시 “이제는 민주당도 온갖 부정부패에 연루되어 뇌물참사, 부패참사의 몸통으로 지목되고 있는 이재명 대표와 하루 빨리 손절하는 것만이 민주당이 사는 길임을 다시한번 상기시켜 드린다”고 주장했다.
검사 출신인 같은 당 김웅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재명은 김용에게 혼자 뒤집어쓰라고 강력한 신호를 보낼 것이고, 유동규는 신변보호 요청을 할 것이고, 민주당 의원들이 더는 이재명 총알받이를 안 할 것 같다”는 글을 올렸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