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국민관광지’ 남해대교, 옛 영광 되찾을까?
1973년 개통 국내 최초 현수교
2000년대 들어 쇠퇴하기 시작
남해군, 190억 원 사업비 확보
노량 바다·이순신 콘텐츠 결합
‘교량 테마 관광지’ 변신 시동
한때 국민관광지로 이름을 날리다 침체의 늪에 빠진 ‘남해대교’가 노량 앞바다 절경과 이순신 장군 콘텐츠와 결합해 ‘교량 테마 관광지’로 탈바꿈한다.
남해대교는 1973년 개통한 우리나라 최초의 현수교로, 하동과 남해를 연결한다. 당시 남해군 특산물인 유자가 인기가 많았고, 충무공 이순신 장군 사당 등 관광 자원이 풍부해 많은 사람이 찾았다. 남해대교 바로 옆에 여관이자, 휴게소인 ‘남해각’이 건립됐고, 횟집 등 상권이 형성되면서 국민관광지라는 명성을 얻었다.
그러나 2000년대 들면서 쇠퇴하기 시작했다. 남해안 곳곳에 유명 관광지가 생겨나면서 남해대교가 가지고 있던 희소성과 특수성이 사라졌고, 관광객이 크게 줄면서 상권마저 위축됐다.
2003년에는 또 다른 남해군 진입로인 창선~삼천포 연륙교가 개통하면서 남해대교 통행량도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여기에 2018년 노량대교까지 개통하면서 남해대교는 사실상 지역주민만 이용하는 다리로 전락했다.
한 식당업주는 “한때는 정말 장사가 잘됐지만, 요즘은 평일에 하루 한 팀 받기도 어렵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또 다른 한 상인은 “새로 개통한 노량대교에서는 횟집 촌이 아예 보이지도 않는다”면서 “사실상 죽은 상권이 됐는데 활성화 대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따라 남해군이 침체의 늪에 빠진 남해대교 주변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남해대교 관광 자원화 사업’에 나섰다. 지난해 국토교통부의 ‘해안과 내륙권 발전사업’에 ‘남해대교 관광 자원화 사업’이 선정돼 국비 85억 원 등 총 190억 원의 사업비도 확보했다.
남해군은 노량 앞바다의 절경과 이순신 장군 콘텐츠를 결합해 남해대교를 ‘교량 테마 관광지’로 탈바꿈시킨다는 복안이다. 시작은 이달 중에 착공하는 웰컴센터다. 25억 원이 들어가는 웰컴센터는 연면적 434㎡ 규모다. 남해대교를 조망하고 체험할 수 있는 장소로 꾸며진다. 카페와 야외쉼터 등도 들어선다.
내달에는 남해대교 주변 야간경관조명 조성 사업도 착수한다. 내년 봄에는 모험 놀이터 공사에 들어간다. 경관성과 역사성, 체험 거리를 합쳐 다시 관광객을 끌어들이겠다는 것이다.
과제도 있다. 사업 대상지의 절반 정도가 국립공원 구역에 포함된 데다 환경부와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았다. 자칫 반쪽짜리 사업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
남해군은 우선 국립공원 구역에 포함되지 않은 지역을 중심으로 사업 추진에 나서면서 동시에 환경부와 합의점을 찾겠다는 생각이다.
남해군 관계자는 “남해대교 관광 자원화 사업을 통해 제2의 남해 관광 전성기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하겠다. 오는 2025년 완공 위해 가능한 지역부터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