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지역 공들이는 나경원 전당대회 몸풀기 나섰나
국힘 선거인단 4분의 1 차지
김기현과 연대 가능성도 제기
나경원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에 대한 여권의 관심이 집중된다. 당권 주자로 분류된 나 부위원장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이어 외교부 기후환경 대사까지 맡았다. 대통령실이 전대를 앞두고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오는데, 최근 그의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나 부위원장은 지난 19일 부산 부산진구 다사랑 복합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부산진구 갑·을 합동당원교육’에 특별초청강사로 참여했다. 나 부위원장은 ‘대선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강연은 성공적인 윤석열 정권을 위해 여당이 적극적으로 뒷받침해야 된다는 취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 부위원장이 최근 연달아 정부 주요 직책을 맡으면서 대통령실에서 그의 불출마를 종용한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아직 나 부위원장이 공식적으로 자신의 거취에 대해 표명한 적은 없다. 이 같은 상황에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인단 4분의 1가량(지난해 6·11 전당대회 기준)을 차지하는 부산·울산·경남(PK)에서 여당 역할론을 강조한 강연을 진행하면서 당 대표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나 부위원장의 PK 공들이기는 올해 여러 차례 감지됐다. 나 부위원장은 올 8월 딸 김유나 씨의 연주회 차 부산을 찾아 행사 종료 후 부울경 의원 일부와 만나 별도로 식사 자리를 가졌다. 전당대회에 대한 이야기는 오가지 않았지만 일각에선 당 대표 경선을 앞두고 몸풀기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김기현, 조경태 의원이 부울경 대표 주자 자리를 놓고 경쟁하지만 아직 어느 쪽으로도 민심이 기울어지지 않은 만큼 차기 당권 주자들의 PK 관심도는 자연스레 높을 수밖에 없다”며 “아직 이렇다할 입장을 밝히지 않은 나 부위원장의 이번 부산 방문은 의미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나 부위원장이 오는 24일 또 다른 당권 주자로 꼽히는 김기현 의원 주도의 공부모임 ‘새로운 미래 혁신24’에 연사로 참여하면서 연대 가능성이 제기된다. 두 사람은 직전 전당대회에서 수도권 당 대표 나경원-영남 원내대표 김기현으로 연대에 나선 데다 이번 레이스에서 ‘윤심’을 앞세운 주자라는 공통점이 있다. 여권 내부에서는 두 사람이 손을 맞잡을 경우 전대 구도에 큰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친윤계 중진급 인사들이 뭉친다면 단순 인지도를 넘어 당심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연내 조직 정비를 마무리하겠다는 목표를 밝히면서 차기 지도부를 구성하는 전당대회 시기도 조만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