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카타르] 에어컨 덕에 시원한 경기장, 팬 열정으로 뜨거운 응원석
전통의상 입은 축구팬들로 가득
예상보다 시원한 날씨 덕에 쾌적
취재진 몰리며 셔틀버스 혼잡
‘열사의 땅’ 중동에서 처음 열리는 2022 카타르 월드컵이 예상보다 시원한 날씨 속에 화려한 막을 올렸다. 섭씨 40~50도를 넘나드는 여름을 피해 겨울에 열리는 이번 월드컵은 경기장마다 가득 들어찬 냉방 시스템을 바탕으로 쾌적한 환경 속에서 개막했다. 하지만 전 세계에서 몰려든 축구 팬들의 열정은 여전히 뜨겁게 불타오르고 있다.
20일 오후 5시께(현지시간) 국제축구연맹(FIFA)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식이 열린 알바이트 경기장 주변은 세계 여러 나라 전통의상을 입은 축구팬들로 가득 들어찼다. 개막 경기를 치르는 카타르와 에콰도르 팬들은 각각 자주색과 노란색 유니폼을 입고 속속 경기장으로 입장했다.
해가 지자 알바이트 경기장 주변은 초가을에 부는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얇은 외투를 입지 않으면 다소 춥게 느껴질 정도였다. 개막식 식전 행사가 열리는 알바이트 경기장 내부로 들어서자 더욱 쾌적함이 느껴졌다. 경기장 내부의 냉방 시스템과 선선한 바람이 더해져 축구 경기를 관람하기에는 최적의 여건이 갖춰져 있었다. 각국 취재진이 앉은 기자석에는 에어컨 바람이 직접적으로 불지 않았지만, 경기장 전체가 선선한 기온을 유지해 땀이 흐르진 않았다.
알바이트 경기장은 방탄소년단(BTS) 정국의 ‘드리머스(Dreamers)’ 공연이 시작되자 한껏 달아올랐다. 정국의 화려한 공연을 지켜보는 전 세계 취재진은 “와우!”를 외쳤다. 관중석 곳곳에서도 정국의 춤 동작 하나하나를 지켜보는 팬들의 열기와 관심이 느껴졌다.
개막식 공연 직후 펼쳐진 개최국 카타르와 에콰도르의 경기는 에콰도르의 일방적인 공세 속에 경기가 흘러갔다. 에콰도르는 전반에만 두 골을 넣으며 카타르를 압도했다. 후반에도 카타르가 에콰도르에 밀리는 경기를 펼치자 일부 카타르 팬은 아쉬움을 느낀 듯 경기장을 떠났다. 만원 관중으로 들어찬 경기장 곳곳에는 빈자리가 나타났다.
하지만 카타르 대표팀 응원단 수백 명은 주심의 호루라기 소리가 들리기 전까지 열정적인 응원을 펼치며 자국 선수들에게 힘을 보탰다. 카타르 응원단은 한국 대표팀 응원단의 전통적인 구호인 ‘대~한민국!’과 비슷한 네 박자 응원을 하기도 해 한국 취재진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카타르와 에콰도르의 개막전이 끝난 뒤 경기장 주변에 있는 주차장에서는 다소 혼잡스러운 상황이 빚어졌다. 세계 여러 나라 1000명에 가까운 취재진이 월드컵 메인미디어센터(MMC)와 알바이트 경기장을 연결하는 미디어 셔틀버스에 탑승하려다 보니 큰 혼잡을 빚었다. MMC와 알바이트 경기장은 47km가량 떨어져 있어 셔틀버스를 이용하지 않으면 접근이 어려운 상황이다.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취재진의 행렬은 200m가량 이어졌다.
카타르 월드컵 조직위는 황급히 셔틀버스 수십 대를 긴급 투입했다. 취재진은 40여 분가량의 기다림 끝에 45인승 버스를 타고 밤 11시께 MMC에 도착했다. 이 같은 혼잡은 나라별 조별리그 경기가 펼쳐지면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