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0.25%P↑…사상 첫 6연속 인상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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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3.00%→3.25% 인상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여전히 높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잡기 위해 사상 처음으로 여섯 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다만 자금 경색 위험이나 경기 침체 우려 등을 감안해 보폭은 지난달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P) 인상)에서 베이비 스텝(기준금리 0.25%P 인상)으로 좁혔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24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연 3.00%인 기준금리를 3.25%로 0.25%P 올렸다.

앞서 2020년 3월 16일 금통위는 코로나19 충격으로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P 낮추는 이른바 '빅컷'(1.25→0.75%)에 나섰고, 같은 해 5월 28일 추가 인하(0.75→0.50%)를 통해 2개월 만에 0.75%P나 금리를 빠르게 내렸다.

하지만 지난해 8월 26일 마침내 15개월 만에 0.25%P 올리면서 이른바 '통화정책 정상화' 시작을 알렸다.

기준금리는 이후 같은 해 11월, 올해 1·4·5·7·8·10월과 이날까지 약 1년 3개월 사이 0.25%P 일곱 차례, 0.50%P 두 차례, 모두 2.75%P 높아졌다.

한은의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상의 배경은 단연 물가 오름세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109.21)는 작년 같은 달보다 5.7% 올랐다. 상승률이 7월(6.3%) 정점 이후 8월(5.7%), 9월(5.6%) 떨어지다가 석 달 만에 다시 높아졌다.

앞으로 1년의 물가 상승률 전망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일반인)은 11월 4.2%로 10월(4.3%)보다 낮아졌지만, 7월 역대 최고 기록(4.7%) 이후 다섯 달째 4%대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이례적 4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으로 최대 1%P까지 벌어진 한국(3.00%)과 미국(3.75∼4.00%)의 기준금리 차이도 인상의 주요 배경이 됐다.

다만 이날 베이비 스텝으로 미국과의 격차는 일단 0.75%P로 좁혀졌다. 하지만 다음 달 연준이 최소 빅 스텝만 밟아도 격차는 1.25%P로 다시 확대될 전망이다.

한은이 지난달 빅스텝 행보와 달리 이번달 베이비 스텝에 나선 배경은 불안한 자금·신용 경색 상황,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 경기 침체를 반영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날 새벽 공개된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1월 정례회의 의사록 내용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의사록에 따르면 지난달 자이언트 스텝 결정 당시 다수의 FOMC 위원들은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것이 적절하다는 데 동의했다.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에 있어 속도조절에 나설 수 있는 만큼 한은 입장에선 통화정책 운영에 다소 여유가 생긴 셈이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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