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정치국회 내 처리 ‘빨간불’…역대 최장 지각 기록?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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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2+2 협의체'서 협상 재개
'윤석열·이재명표 예산' 대립에
이상민 장관 거취 압박까지 겹쳐
정치적 담판 못 하면 처리 험로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왼쪽)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1일 오전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마치고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왼쪽)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1일 오전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마치고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이재명표 예산’ 대립과 야권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 압박 등으로 내년도 예산안이 표류하면서 정기국회 내 처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여야가 뒤늦게 협의체를 꾸려 예산안 협상을 재개했지만, 얽힌 이해관계 속 협상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자칫 2014년 ‘국회 선진화법’ 도입 이후 ‘역대 최장기 지각 처리’ 우려도 나온다.

국민의힘 성일종·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정책위의장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야 간사인 국민의힘 이철규·민주당 박정 의원은 4일 오후 국회에서 ‘2+2 협의체’를 열고 내년도 예산안을 놓고 협의를 진행했다. 협의체는 예산안 증감과 예산 부수법안 관련 쟁점 해소를 위한 자리다. 협의체에서 오는 5일까지 합의를 도출하면 예산안은 곧바로 본회의 처리 수순으로 들어간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오는 8~9일 본회의 개의를 예고했고, 여야도 ‘정기국회 내 처리’를 공언했지만 ‘윤석열·이재명 예산’ 등 쟁점에 민주당의 이 장관 거취 압박이 여전해 협상 난항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협의체에서 협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양당 원내대표들이 잔여 쟁점을 해소하게 되지만, 정기국회 내 합의 불발 가능성도 적지 않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이) 8∼9일 이전에 탄핵소추안을 낼 텐데, 탄핵소추안이 나온 상태에서 예산이 타협에 이르기는 어려울 거라 본다”고 밝혔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이 장관 거취와 내년 예산안 처리 연계는 민생을 장관 방탄에 사용하는 나쁜 정치”라며 대립각을 세웠다.

특히 여야가 정치적 합의에 실패할 경우 2019년 법정 시한을 8일 넘겨 역대 최장기 지각 처리를 기록한 2020년도 예산 처리의 사례를 넘어서는 불명예 기록을 남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연내 예산안 처리 불발 사태에 대비해 여권에서는 전년도 예산에 준해 편성하는 ‘준예산’이 거론되고 있고, 야권에서는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자체 수정 예산안을 단독 처리하는 방안까지 논의되고 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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