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정유·철강 등 선제적 업무개시명령 이번 주 발동 검토”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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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피해 상황 긴급 점검 회의
5대 업종 출하 차질 3조 5000억
국토부, 시멘트 차주 복귀 확인 중
부산항 밤시간 컨 반출·입 증가

화물연대 총파업 13일째인 6일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 앞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화물연대 총파업에 대해 정부가 내린 업무개시명령을 규탄하는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화물연대 총파업 13일째인 6일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 앞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화물연대 총파업에 대해 정부가 내린 업무개시명령을 규탄하는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정부가 13일 째 접어든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인한 철강·석유화학·정유·시멘트·자동차 등 5대 업종 출하 차질 규모를 3조 5000억 원으로 추산했다. 정부는 정유·철강·석유화학 분야 업무개시명령을 이번주 중으로 선제적으로 발동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6일 서울 대한상의에서 ‘주요 업종 피해 상황 점검과 대응방안을 위한 긴급 점검회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산업부는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로 5일까지 5대 주요 업종에서 3조 5000억 원 출하 차질이 발생했으며, 특히 철강·석유화학은 적재 공간 부족으로 이르면 이번 주부터 감산을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산업부는 또 “산업별 피해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국가 경제 위기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업무개시명령을 즉각 발동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막대한 피해가 현실화되기 전에 이번주 중에라도 선제적으로 정유·철강·석유화학 분야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무역협회에는 6일 오전 10시까지 82개 화주사로부터 139건(중복선택) 파업 관련 애로사항이 접수됐다. 납품 지연으로 위약금이 발생하거나 해외 바이어 거래가 단절된 사례가 60건(43.2%), 물류비 증가 41건(29.5%) 등이다.



현재 국토교통부는 업무복귀명령서를 받은 시멘트 화물차주들이 실제로 업무에 복귀했는지 확인 중이다. 5일까지 시멘트 운송사 7개와 차주 45명에 대해 업무복귀 여부를 확인했는데, 운송사 7개와 차주 43명은 운송을 재개했다. 나머지 차주 2명은 운송의향이 있으나 코로나 확진과 가족병환으로 즉시 일하기는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아직 미복귀한 운송사나 차주가 없으나 조사가 계속 진행 중이어서 미복귀자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국토부는 “미복귀자에 대해선 행정처분은 지자체(시군구)에 내리도록 요청하고 형사처벌은 경찰에 수사의뢰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 5일 파업 관련 집회 등 참가인원은 5300명으로, 파업 첫날 출정식(9600명)의 55%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국토부는 밝혔다.

전국 12개 항만 밤시간대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평시 114%로 늘었고 부산항은 평시 131%로 증가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업무복귀자들이 늘고 있고 운행횟수도 더 늘어났기 때문에 반출입량이 증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광양항을 오가는 화물차 중에서는 화물연대 조합원이 많은데, 광양향은 11월 25일 이후 반출입량이 거의 없다. 이에 정부는 관용·군위탁 컨테이너 화물차 8대를 추가 투입했다.

정유와 석유화학, 철강 분야의 피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석유화학은 그동안 중단됐던 수출물량은 출하가 재개됐으나 평시 5% 수준에 불과하며 내수물량은 65% 수준으로 올랐다. 다수업체는 오는 12일 이후 감산을 검토 중이라고 국토부는 밝혔다. 철강은 평시 53% 수준 출하됐으며 일부 기업이 이번주 후반부터 가동률을 조정하거나 원자재 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6일 오전 8시 기준 전국 품절 주유소는 85개소다. 서울(27곳)과 경기(21곳)가 가장 많았고 강원·충남북·대전 등에서 발생했다. 품절 주유소는 5일 96곳까지 늘었다가 11개소가 감소했다.

건설분야에서는 시멘트 출하량은 84%까지 회복됐고 레미콘 생산량은 49%로 회복중이나 공사차질이 발생하는 현장은 늘고 있다. 11월 25일부터 12월 5일까지 총 115개 건설사에서 건설공사 피해가 있다고 신고했고 1349개 현장 중 785개에서 공사가 중단된 적이 있거나 지금도 중단돼 있다.

한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6일 “파업의 영향으로 공공주택 건설공사가 중단될 경우, 하루 최대 46억 원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LH가 전국에서 시행 중인 공공주택건설 공구 244개 중 공사차질을 빚고 있는 곳은 174개다. LH는 “공사차질로 인한 공공주택건설 중단 시, LH는 건설사에 공기 연장과 더불어 간접비를 지급해야 하고 입주자에게는 입주지연 기간만큼 지체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LH는 만약 한 달간 공사가 중단되면 약 1400억 원의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입주지연이 발생하면 화물연대에 손해배상청구 등을 검토하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노총은 화물연대 총파업 동력을 이어가기 위해 6일 경기 의왕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서 화물연대·건설노조·서비스연맹 등 소속 조합원 35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총파업 총력투쟁대회’를 개최했다. 이봉주 화물연대 위원장은 “정부가 말하는 업무복귀명령에 투쟁 대오가 흔들리고 화물 운송량이 늘었다는 주장은 거짓”이라며 “일부 비조합원의 복귀를 두고 전체로 호도하지 말아야 한다. 화물연대는 전국 투쟁 거점을 지키며 흔들림이 없다”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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