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올 뉴 그랜저’ 고속주행에도 소음 거의 안 들려… 서스펜션은 아쉬워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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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디 올 뉴 그랜저’ 타보니

전면부 주행등·방향지시등 일체형 눈길
분리형 카펫·흡음 타이어로 소음 줄여
울퉁불퉁한 도로에선 충격 적지 않아

현대자동차의 플래그십 세단 ‘디 올 뉴 그랜저’ 주행모습.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의 플래그십 세단 ‘디 올 뉴 그랜저’ 주행모습.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지난달 출시한 플래그십 세단 ‘그랜저’의 7세대 풀체인지 모델 ‘디 올 뉴 그랜저(이하 신형 그랜저)’는 사전예약만 11만 대에 달하는 등 출시전부터 돌풍을 일으켰다.

외관은 기존 그랜저의 DNA를 유지하려했지만 웅장함 등에서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고, 여기에 동급 최장 휠베이스(앞뒤바퀴 축간거리)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ccNC(커넥티드 카 내비게이션 콕핏) 최초 탑재, 무선 업데이트(OTA) 대상 범위 확대 등에서 달라졌다.

현대차는 8일 경기도 하남 스타필드 인근에서 의정부의 카페 파크크라베를 오가는 약 74km 코스에서 국내 미디어를 대상으로 시승회를 가졌다.

시승 모델은 3.5 GDI AWD 캘리그래피 풀옵션이다. 그동안 그랜저는 현대차에서 ‘에쿠스’가 단종된 뒤로 가장 윗급 세단이었다. 하지만 플래그십 세단으로서는 외형이나 고급화 등에서 아쉬움이 많았다. 플래그십 세단의 시장층이 있지만 제네시스와의 고객이 겹치기 때문에 선뜻 대형 세단을 내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기존 그랜저의 외형을 키우면서 고급화를 선택한게 신형 그랜저다.

신형 그랜저는 플래그십 세단으로서의 웅장함을 강조하기 위해 이전 모델 대비 45mm 길어진 5035mm의 전장을 비롯해 휠베이스와 리어 오버행을 각각 10mm, 50mm를 늘리며 넉넉한 공간성을 확보했다.

전면부의 ‘끊김없이 연결된 수평형 LED 램프’는 DRL(주간주행등)과 포지셔닝 램프, 방향지시등 기능이 통합된 단절감 없는 일체형 구조다. 기존 그랜저의 파라메트릭 패턴 라디에이터 그릴 부분도 훨씬 커졌다.

측면부는 동급 최장 휠베이스에 프레임 없는 도어와 도어 손잡이가 차체 아래 들어가있다가 탑승객이 다가오면 돌출되는 플러시 도어 핸들을 결합한 수평적 원라인의 사이드 바디를 갖췄다. 후면부는 기존 그랜저처럼 트렁크끝부분이 살짝 하늘로 향해있고, 슬림한 라인의 리어 콤비램프와 함께 볼륨감을 강조했다.

현대차 ‘디 올 뉴 그랜저’ 실내.현대차 제공 현대차 ‘디 올 뉴 그랜저’ 실내.현대차 제공

실내는 전면의 12.3인치 대화면 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을 일체형으로 통합한 디스플레이에 중앙 하단의 10.25인치 대화면 통합 공조 콘트롤러를 탑재했다. 메르세데스-벤츠처럼 막대타입의 전자식 변속 레버가 스티어링 휠(운전대) 옆에 장착돼 있다. 아쉬운 점은 변속 레버가 뭉툭하게 디자인돼 다소 세련된 맛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스티어링 휠은 1세대 그랜저의 향수를 담은 원 스포크 스타일이다. 스티어링 휠 중앙에 드라이브 모드 버튼이 있는 것이 재미있다.

플래그십 세단에서 놓칠 수 없는 부분이 뒷좌석이다. 2895mm의 휠베이스로 2열 탑승객 무릎과 앞좌석과의 공간이 한 뼘이상 충분했고, 오디오컨트롤러가 포함된 고급형 팔받침대도 탑재돼 있다. 전동식 도어커튼도 있다.

신형 그랜저는 또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ccNC를 최초로 탑재하고 OTA(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대상 범위를 대폭 확대했다. 현대차는 그랜저의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적용 범위를 기존 핵심부품 뿐만 아니라 주요 편의기능까지 넓혔다. 카페이와 연계해 세계 최초로 실물 하이패스 카드 없이 유료도로 통행료 결제가 가능한 ‘e 하이패스’도 적용했다.

주행 성능은 어느 정도일까.

시승한 3.5L GDI 가솔린 모델(20인치 타이어 장착)은 최고출력 300마력, 최대토크 36.6kg·m에 L당 9.7km의 복합연비를 갖췄다.

가속페달을 밟아보니 300마력 차량답게 가볍게 나간다. 시속 100km 이상의 고속주행에서도 소음이 낮았다. 운전석쪽 창문 윗부분을 만졌더니 이중접합차음유리였다. 또한 노면 소음 저감 기술인 ANC-R(액티브 로드 노이즈 컨트롤)과 도어 3중 실링 구조, 분리형 카페트, 흡음 타이어 등의 기술을 장착했다.

하지만 서스펜션은 다소 아쉬움이 있다. 평평한 도로에선 문제가 없지만 울퉁불퉁한 도로나 맨홀 등 요철이 있는 부분에선 충격이 적지 않았다. 이는 현대차가 보도자료에서 ‘전방 카메라와 내비게이션을 통해 전방 노면 정보를 미리 인지하고, 이에 적합한 서스펜션을 제공하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이 탑재됐다’는 것과 다소 달랐다.

운전중 일정 속도를 유지하면서 차간 거리를 유지하는 스마트크루즈컨트롤 버튼을 눌렀더니 고속도로에선 차로유지 기능까지 한꺼번에 작동했다. 차로를 왔다갔다하지 않고 차로 중앙에서 안정적으로 주행했다. 다만 일반 국도에선 스마트크루즈컨트롤 버튼을 켰을때 차로유지 버튼을 별도로 눌러야 했다. 주행중 옆면과 전방 등에서 충돌 위험이 감지되면 수시로 경고가 나온다.

사륜구동 모델답게 코너링도 안정적으로 깔끔하게 작동했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센터페시아(오디오조작부)나 콘솔박스(수납함)에 있는 기능도 체험했다. 저장된 음악을 들으려면 음악스트리밍에 들어가서 음성으로 요청하면 되지만 1분이상 들을 수 없다. 별도 구독을 해야 한다. 콘솔에는 휴대폰 충전기능이 유무선으로 다양하게 돼 있어 편리했고, 운전석 옆 팔받침대 아래 공간에 기자가 사용한 마스크를 넣은 뒤 UVC 버튼을 눌러보니 자외선 살균 기능이 작동했다.

중간 기착지인 의정부 파크크라베에 도착했을때 찍힌 연비는 L당 11.1km로, 공인연비보다 높게 나왔다. 막히는 구간이 거의 없었고, 정속주행에 스마트크루즈컨트롤을 사용한 덕분이다. 하지만 오는 길에는 정체구간이 많았는데 L당 8.4km에 그쳤다.

그랜저는 2.5L GDI 가솔린과 3.5L GDI 가솔린, 3.5L LPG, 1.6L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4가지 엔진 라인업으로 출시되며, 가격(개별소비세 3.5% 기준, 1.6L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은 세제혜택 적용 전 가격)은 가솔린 3716만 원, 하이브리드 4376만 원, LPG 3863만 원부터 시작된다.

시승차는 3.5 캘리그래피 트림으로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2, 파노라마 선루프, 뒷좌석 VIP 패키지 등이 장착돼 5605만~5710만 원(개소세 3.5~5% 적용 기준)이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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