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 관광객 숙박 위한 크루즈선 만들자"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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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크루즈 발전 정책 세미나
국적 크루즈선사 설립 제안
엑스포 연계해 지역 발전 계기
관건은 금융…추진단 구성 필요성

크루즈 산업 발전을 위해 2030부산월드엑스포와 연계해 관광객 숙박용 크루즈선을 확보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크루즈부두. 부산일보DB 크루즈 산업 발전을 위해 2030부산월드엑스포와 연계해 관광객 숙박용 크루즈선을 확보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크루즈부두. 부산일보DB

2030부산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와 연계해 국적 크루즈선사를 설립하고 엑스포 관광객 숙박을 위한 크루즈선 확보를 추진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월드엑스포라는 국제 행사를 적극 활용해 부산과 한국을 아시아 크루즈 산업의 중심지로 만들 수 있다는 구상이다.

한국크루즈포럼과 한국해양정책연합은 15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대강당에서 크루즈 발전을 위한 정책 세미나 ‘크루즈와 2030 엑스포 연계 발전 전략’을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한다고 13일 밝혔다.


황진회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부연구위원은 이날 ‘우리나라 크루즈 산업 여건과 발전 과제’ 발표에서 올림픽을 기점으로 유럽 크루즈 산업의 중심지로 발전한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사례를 소개하며 2030부산월드엑스포와 연계한 크루즈 산업 발전 정책을 제안한다.

바르셀로나는 1992년 올림픽 당시 크루즈선 15척을 이용한 선상 호텔로 부족한 숙박시설 문제를 해결하고, 동시에 세계 크루즈선사를 대상으로 크루즈선 유치 홍보 효과도 거뒀다. 이를 통해 바르셀로나는 지중해 최고의 크루즈 모항으로 발돋움한 것은 물론 스페인 변방의 도시에서 국제 해양도시로 거듭날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한국 크루즈 시장이 외국 선사의 기항지로만 머무는 지금 구조를 벗어나 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국적 크루즈선사와 크루즈선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정부도 내년부터 국적 크루즈선사 출범을 목표로 한국크루즈 5개년 계획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런 상황에서 유치 활동이 한창인 2030부산월드엑스포는 바르셀로나 올림픽과 같은 계기가 될 수 있다. 3000명 규모의 크루즈선 3척을 확보한다면 엑스포 유치에 성공할 경우 일시적인 대규모 관광객을 수용할 수 있고, 엑스포가 끝나도 자리를 옮기면서 대규모 행사장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크루즈선 건조 경험이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아시아 크루즈산업 중심국가로 성장할 디딤돌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관건은 금융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조선소, 정책금융, 크루즈전문가 등이 추진단을 구성하고 정책금융과 금융기관, 크루즈 관련 기업, 펀딩 등을 통해 크루즈선 확보를 위한 선박금융을 추진하자는 방안이 나왔다.

부산 크루즈 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적인 노력도 필요하다. 내년에 국내 출항 예정인 크루즈의 출발 도시는 부산 2회, 속초 2회, 포항 1회로, 부산은 항만 도시의 위상과 인프라에 비해 다른 도시보다 출항이 많지 않다. 황 부연구위원은 크루즈 유치를 위해 △부산항 입항료 감면 확대 △모항 지원액 확대 △선내 코로나 확진자 발생 시 대책 수립 등 적극 행정과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기항 상품 개발 등을 주문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3년간 중단됐던 크루즈선 운항은 전 세계에서 95% 이상 정상화됐다. 우리나라도 올 10월 정부가 크루즈선 외국인 여행객 입국과 하선 관광 재개 조치를 발표하면서 크루즈 관광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높다. 그러나 아직 국내에 기항하는 해외 크루즈선은 2019년 부산 108척을 포함한 171척을 마지막으로 중단된 상태다.

이날 세미나는 한국해양대,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한국크루즈포럼과 한국해양정책연합이 주최하고 한국크루즈포럼, 한국해양정책연합이 주관해 마련된다. 동의대 윤태환 교수도 ‘2030부산월드엑스포와 크루즈 산업 발전’이라는 주제로 발표한다.

손재학 한국크루즈포럼 회장은 “한국해양정책연합과 함께 2030부산월드엑스포와 크루즈 산업의 연계 효과를 전망하고 발전 전략과 대안을 제시하는 이번 세미나를 통해 크루즈 산업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정책적인 노력이 늘어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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