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무인기에 뚫린 용산 하늘… 박지원 "文 정부 때문이라고 거짓말하면 안 돼"

김주희 부산닷컴 기자 zoohihi@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연합뉴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연합뉴스

지난달 26일 서울에 침투한 북한 무인기가 용산 대통령실 인근 상공에 진입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가운데,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국방장관이 아니라고 거짓말을 했었는데, 국민이 믿을 수 있겠냐"고 일침했다.

5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박 전 원장은 "가장 문제는 북한의 드론이 우리 대통령실을 찍었다는 것"이라면서 "이것을 왜 숨기냐. 정확히 발표해서 어떻게 대비하겠다는 것을 내놔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전 원장은 "어제(4일) 국방부가 윤석열 대통령께 업무보고를 하면서 (북한 무인기 관련) 보고를 했다는데, 청와대 김은혜 수석은 브리핑을 안했다"면서 "국민을 속이고 '9.19 군사합의 파기하겠다'는 엄포 놓은 것만 발표를 하니까, 소위 정치권에서 얘기하는 이슈를 이슈로 덮어버리려고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행자가 "김 홍보수석과 국방부가 브리핑 관련 역할 분담을 한 것이 아니냐"고 질문하자 박 전 원장은 "홍보수석은 '이런 것을 보고했고, 대통령께서는 무슨 말씀을 하셨고, 구체적 내용은 내일 국방부가 브리핑 할 것'이라고 했어야 했다"고 반박했다.

이어 "청와대는 인근 산에 드론 관계의 장비 시설이 있는데, 용산은 산이 없어서 고층 아파트에 드론탐지기 같은 시설을 했다"면서 "국방 백년대계를 위해서도 용산 이전은 불합리했지만 했으면 제대로 해야 할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용산 대통령실이 찍혔는데 지금까지 모르고, 국방 장관도 거짓말 하고 대통령실 홍보수석도 거짓말하고 엉뚱하게 '9.19 군사합의 폐기하겠다' 얘기를 하느냐"고 꼬집었다.

그는 "문재인 전 대통령도 2018년에 드론부대를 창설하고 다 준비했다. 이번에 (무인기) 탐지한 것도, 공격한 것도 문재인 정부 때 만들어 놓은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에서 아무것도 안했다. 아무것도 안 해서 뚫린 것도 모른다고 거짓말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전 원장은 지난달 29일에도 "문재인의 하늘이 뚫렸나, 윤석열의 하늘이 뚫렸나. 자기 하늘이 뚫린 건데 왜 남 탓을 하냐"고 지적한 바 있다.


북한 무인기 관련 합동참모본부의 국회 보고 자료. 국회 국방위원회 제공 북한 무인기 관련 합동참모본부의 국회 보고 자료. 국회 국방위원회 제공

한편 이날 군에 따르면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김승겸 합참의장 등 군 수뇌부는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북한 무인기 대응책을 보고한 자리에서 북한 무인기 1대가 비행금지구역(P-73)에 진입한 바 있다고 보고했다.

P-73은 용산 대통령실과 국방부 청사를 중심으로 하는 반경 3.7㎞ 구역으로, 용산뿐 아니라 서초·동작·중구 일부를 포함한다.

다만 "P-73을 스치듯 지나간 수준이고, 용산이나 대통령실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분석됐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6일 북한 무인기가 한강 중립수역을 통해 우리 영공을 침범했을 당시 용산 대통령실 주변까지 침투했다는 분석은 사태 초기부터 제기됐으나, 군은 무인기가 '서울 북부' 지역에서만 비행했다고 주장해왔다.

지난달 29일에는 출입기자단에 "적 무인기는 비행금지구역(P-73)을 침범하지 않았다"는 공지를 했으며, 정례브리핑에서 "사실이 아닌 근거 없는 이야기에 강한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김주희 부산닷컴 기자 zoohihi@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