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4명 숨진 거제 전망대 차량 추락사고 ‘극단적 선택’ 무게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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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환 포렌식 결과 SNS에 극단적 선택 암시
차량 사고기록장치엔 사고 전 오히려 가속 기록

차량 추락사고로 4명이 숨진 거제시 남부면 다포리 거제 여차홍포해안도로 전망대. 부산일보DB 차량 추락사고로 4명이 숨진 거제시 남부면 다포리 거제 여차홍포해안도로 전망대. 부산일보DB

속보=4명이 숨진 경남 거제 전망대 차량 추락 사고(부산일보 1월 13일자 10면 등 보도)는 사망자들의 극단적 선택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인 거제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사망자 휴대전화 포렌식을 통해 사망자가 SNS 등에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내용의 글을 올린 사실을 확인했다.

또 사망자들은 평소 친분이 없던 사이로 나이와 사는 곳이 모두 제각각인데, 사고 전 주고받은 메시지 내용 등을 보면 일부러 사고를 낸 정황을 유추할 수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게다가 차량 사고기록장치(EDR)와 에어백제어장치(ACU) 분석 결과, 운전자가 사고 직전 속도를 줄이지 않고 오히려 가속한 것으로 드러났다.

EDR과 ACU 데이터를 종합하면 충돌정보와 브레이크 조작 여부, 가속페달 작동 여부를 파악할 수 있다. 실제 사고 현장에선 교통사고 때 흔히 발생하는 급브레이크에 의한 타이어 밀린 자국(스키드마크)이 없었다.

부검에서도 환각제 같은 약물 복용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일련의 단서를 토대로 극단적 선택에 의한 사고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아직은 잠정적 추론으로 수사 종결에 따른 결론은 아니라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금까지 파악된 정황과 단서가 가리키는 방향은 분명하다”면서도 “통신 기록 중 아직 회신이 받지 못한 내용도 있다. 아직은 또 다른 가능성까지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고 밝혔다.


지난달 12일 오전 10시 48분께 경남 거제시 남부면 해안도로 전망대를 뚫고 약 200m 아래로 추락해 파손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주변을 경찰이 살펴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12일 오전 10시 48분께 경남 거제시 남부면 해안도로 전망대를 뚫고 약 200m 아래로 추락해 파손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주변을 경찰이 살펴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한편, 지난 12일 오전 3시 40분께 거제시 남부면 다포리 여차홍포해안도로 전망대 인근 낭떠러지로 SUV 차량이 추락해 탑승자 4명이 숨졌다.

당시 주변을 순찰하던 한려해상국립공원 직원이 사고 차량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사망자는 50대와 40대 그리고 20대 2명으로 각각 경기도 안산, 충남 천안, 경남 거제, 경북 구미에 살았다. 차량은 일행 중 가장 나이가 많은 50대가 장기 렌트했다.

사고 전 행적도 오락가락했다. 일행이 탄 차량은 사고 하루 전 거가대교를 타고 부산에서 거제로 넘어왔고 거제 시내와 바닷가를 배회한 뒤 사고 장소인 전망대에 들렀다. 그리곤 오후에 부산으로 갔다가 2시간 만에 다시 거제로 넘어왔고, 뒷날 새벽 사고 현장에서 추락했다.

경찰은 극단적 선택으로 결론 나면 일반 변사 사고로 사건을 종결할 방침이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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